등록 : 2019.06.28 19:28
수정 : 2019.06.28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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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막 기념사진을 찍으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오사카/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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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화웨이 제재 정당화
“5G 네트워크 안전성 높여야”
시진핑, 보호무역주의 비판
“어떤 국가도 문닫고 발전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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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막 기념사진을 찍으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오사카/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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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의 향배를 가를 담판을 하루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치열한 외교전을 펼치며 막판 기싸움을 벌였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29일 오전 11시30분에 시작될 미-중 정상회담 결과에 세계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미·중 정상은 28일 일본 오사카에서 개막한 주요 20개국 정상회의의 첫 일정부터 대립각을 세웠다. 개막 기념촬영 뒤 열린 디지털 경제 관련 회의에서 시 주석은 “공정하고 정의롭고 차별 없는 시장 환경”을 강조하며, “어떤 국가도 문을 닫아걸고는 발전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의 일방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비판한 것이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디지털 무역을 확장시키는 것과 동시에 안보와 번영에 필수적인 5세대(5G) 이동통신 네트워크의 안전성을 더욱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정당화하며 다른 나라들의 동참을 요구한 것이다. 그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도 도약하는 중국의 첨단기술을 동맹들과 함께 견제할 방침을 시사했다. 백악관은 “두 정상은 미-일 동맹의 협력을 지구촌 차원으로 심화·확대하자는 데 공감했다. 동맹의 기술적 우위를 유지하고, 민감한 정보와 기술 공유의 안전성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쪽은 담판을 목전에 두고 타협 불발 가능성을 흘리거나 제3국들한테 자국 입장을 호소하며 신경전을 펼쳤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은 <폭스 뉴스> 인터뷰에서 “사전에 구체적 합의가 이뤄진 건 없다. 회담이 잘 진행되지 않으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 주석은 미국의 일방주의에 맞서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을 강조하며 세 결집에 나섰다. 그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중국은 다자주의와 유엔이 국제무대에서 발휘한 적극적인 역할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브릭스(BRICS) 정상들과 만나서도 “보호주의 무역정책이 지구촌 무역 질서를 파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이집트·세네갈 정상 등과 마련한 중국-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선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을 지키기 위해 공동 노력을 기울이자”, “상대를 위협하는 행위가 강화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견제구를 날렸다.
중국은 화웨이에 대한 제재 철회도 요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시 주석이 미-중 정상회담에서 이를 제기할 방침이라고 보도했으나, 미국 언론 <블룸버그>는 화웨이 직원들이 2006년 이후 중국 인민해방군과 공동 연구작업을 벌인 사례 10건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국가안보를 이유로 화웨이 제재를 정당화하는 미국의 논리를 뒷받침하는 보도가 때마침 나온 것이다. 앞서 일부 언론은 미·중이 이번에도 지난해 12월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주요 20개국 정상회의 때처럼 ‘휴전’을 선언하고 협상 시간을 추가로 확보한다는 데 잠정적으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를 전제로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한 3250억달러어치 중국 상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유예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25% 대신 10%를 우선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등, 담판 결과를 예단하기 어려운 상태다.
오사카 베이징/조기원 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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