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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5.29 16:59 수정 : 2019.05.29 19:40

지난 20일 중부 장시성 간저우의 희토류 생산·가공업체를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희토류가 ‘중요한 전략적 자원’임을 강조했다. <신화통신> 누리집 갈무리

시진핑 주석 희토류 공장 방문 이어 당국 첫 공식 언급
“중 희토류로 만든 제품으로 억압, 미에 인민들 불쾌”
화웨이 거래 제한에 희토류 수출 제한으로 맞불 경고
중, 세계 희토류 80%생산…미, 희토류 수입 80%도 중국산

지난 20일 중부 장시성 간저우의 희토류 생산·가공업체를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희토류가 ‘중요한 전략적 자원’임을 강조했다. <신화통신> 누리집 갈무리
중국이 마침내 희토류 카드를 꺼내들었다. 세계 희토류시장을 사실상 독점하는 중국이 대미 수출 통제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미-중 무역전쟁이 새 국면으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중국 국무원 산하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28일 밤 누리집을 통해 자료를 내어, 희토류 수출을 대미 제재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세계 최대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를 직접 겨냥하자 관영 매체에서 ‘희토류 수출 중단’ 주장이 쏟아지긴 했지만 중국 당국이 공식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변인이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된 자료에서 국가발전위는 “세계 최대 희토류 공급국으로서 중국은 그간 개방의 원칙을 고수해왔다”며 “희토류에 대한 내수 충족을 최우선 순위로 삼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세계 각국의 합당한 요구를 충족시키려고 노력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만약 중국이 수출한 희토류와 그 가공품으로 만든 제품을 이용해 미국이 중국의 발전을 견제하고 억압하려 한다면 중국 인민들은 기쁘게 여기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중국이 수출한 희토류를 이용해 반도체 칩 등을 생산하고도 미국이 이를 화웨이 등 중국 기업에 공급하지 않는다면 중국 역시 희토류 수출 제한으로 보복할 수 있음을 경고한 셈이다. 국가발전위는 “중국과 미국의 산업망은 고도로 융합돼 있고 상호 보완적이다. 화합하면 양쪽에 이익이 되고, 싸우면 서로에게 상처를 준다. 무역전쟁에서 승자는 없다”고도 강조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이달 20일 무역협상 책임자인 류허 부총리와 함께 ‘희토류 왕국’으로 불리는 장시성 간저우에서 희토류 생산·가공업체를 방문해 “중요한 전략적 자원”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시 주석의 시찰과 관영매체의 주장에 이어 당국이 희토류 수출 제한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조율된 행보로 보인다.

중국은 2010년 동중국해 센가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두고 일본과 영유권 분쟁이 고조됐을 때도 희토류 수출 중단 카드로 일본을 압박했다. ‘첨단산업의 비타민’으로 불리는 희토류는 스마트폰·액정표시장치·반도체·전기차 배터리 등 산업용뿐 아니라 레이더와 미사일 유도체계 등 무기 생산에도 쓰인다. 미국 지질조사국의 ‘2019 세계 광물자원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세계 희토류 생산량은 약 17만톤이며, 이 중 14만톤이 중국산이다. 매장량은 전체 1억2000만톤 가운데 4400만톤이 중국에 몰려 있다. 지난해 중국의 대미 희토류 수출 규모는 약 9200만달러로, 미국이 수입하는 희토류의 약 8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무역전쟁의 핵심으로 떠오른 화웨이는 미국 정부를 상대로 낸 위헌 소송을 서둘러 진행시켜달라는 약식재판 신청을 했다고 29일 밝혔다. 화웨이는 미국 정부가 국방수권법으로 정부기관의 화웨이 장비 구매를 금지한 것은 부당하다며 3월에 미국 법원에 소송을 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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