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5.27 16:47
수정 : 2019.05.27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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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대만 수도 타이베이의 중정기념당 앞에서 견학 온 어린이들이 1989년 천안문(톈안먼) 민주화 운동 당시 시위대 진압을 위해 광장으로 진입하는 탱크를 맨 몸으로 막아선 ’탱크맨’을 형상화한 풍선 곁을 줄지어 지나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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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관광객 기념사진도 삭제”
홍콩선 2200명 행진…작년 2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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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대만 수도 타이베이의 중정기념당 앞에서 견학 온 어린이들이 1989년 천안문(톈안먼) 민주화 운동 당시 시위대 진압을 위해 광장으로 진입하는 탱크를 맨 몸으로 막아선 ’탱크맨’을 형상화한 풍선 곁을 줄지어 지나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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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민감한 시기’로 불리는 천안문(톈안먼) 민주화운동 30돌을 1주일 남짓 앞두고 중국 당국이 첨단기술을 활용한 인터넷 검열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27일 천안문 민주화운동과 관련한 중국 당국의 인터넷 검열이 머신러닝과 음성·영상 인식 기술 등에 힘입어 전례 없는 수준의 정확도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이 통신은 업계 관계자의 말을 따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한 검열이 ‘외과수술용 메스’라면 사람이 하는 검열은 ‘무딘 칼’ 수준”이라고 했다.
<로이터>는 “천안문은 물론 대만과 티벳 등 중국 당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사안에 대한 검열은 대부분 자동화된 상태로, 조금이라도 연관된 내용이 있으면 무조건 삭제된다”며 “검열 기능이 워낙 강력하다 보니 관광객들이 천안문광장에서 찍은 기념사진까지 의도치 않게 삭제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11월 ‘공산당의 역사를 왜곡하는 내용’이 인터넷에 올라오면 게시자는 물론 이를 방치한 인터넷 업체까지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꿨다. 이에 업체들의 자체 검열도 대폭 강화됐다. <로이터>는 포털사이트 바이두 관계자의 말을 따 “뉴스에 관한 한 검열 규칙은 단순하다. 관영 매체가 먼저 보도한 내용이 아니면 보도 자체가 차단된다. 지도부 동정과 정치적 사안의 경우 특히 그렇다”고 전했다.
꽁꽁 얼어붙은 중국 본토와 달리 홍콩에선 26일 천안문 민주화운동 30돌을 기념하는 거리행진이 진행됐다. 홍콩 시민사회는 1990년부터 해마다 6월4일이 속한 주의 전 주 일요일에 천안문 민주화운동을 지지하고 희생자들을 기리는 행사를 해왔다. 올해는 홍콩 당국이 추진하는 ‘범죄인 인도 법안’ 문제까지 겹쳐 지난해보다 2배가량 많은 2200여명이 참석했다고 <사우스차이나 모닝 포스트>가 전했다.
행진을 주도한 ‘애국민주운동 지지 홍콩시민연합회’는 선언문에서 “30년간 해마다 2시간씩 행진했다. 한 걸음에 1초씩 걸리면 해마다 7200보, 지난 30년간 21만6000보를 걸었다. 수많은 이들이 함께 내딛은 발자국은 민주주의를 향한 신념을 상징한다”고 밝혔다. 또 “한때 북쪽을 바라보며 민주적인 중국의 탄생을 기다렸지만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되레 인권과 자유에 대한 권위주의적 억압이 남쪽(홍콩)으로 엄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루쉰의 <고향>을 인용해 “민주주의로 가는 길은 있다고도, 없다고도 할 수 없다. 포기하지 않고 줄기차게 나아가면 민주주의로 향하는 길이 반드시 우리 앞에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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