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1.06 17:25
수정 : 2019.01.06 20:51
아르헨 정상회담 뒤 첫 대면접촉
트럼프 “타결할 수 있을 것”
중국도 ‘양보성’ 조처 내놔
미 협상대표 강경파로 교체
미-중 무역전쟁이 90일간 ‘휴전 상태’에 접어든 뒤 처음으로 양국 협상단이 얼굴을 마주한다. 이번 회담은 일단 서로의 의견을 절충하기 위한 탐색전 성격이 클 것으로 전망되지만, 미국이 초반부터 중국을 강하게 압박하고 나설 가능성도 크다.
미국 언론들은 7~8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미-중 차관급 협의에 단장인 제프리 게리시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를 비롯해, 그레그 다우드 무역대표부 농업부문 협상대표, 데이비드 맬패스 재무부 국제담당 차관, 길 캐플런 상무부 국제통상담당 차관, 테드 매키니 농무부 통상·해외농업담당 차관 등이 참석한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4일 미국 대표단의 방중 사실을 발표했지만, 6일 현재 자국 대표단의 면면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번 협상은 지난달 1일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이 무역전쟁을 90일 동안 멈추기로 한 뒤 이뤄지는 첫 대면 협상이다. 그동안 양쪽이 전화나 화상회의를 통해 의견을 교환해온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및 에너지 수입 확대와 관련해 세부적인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협상 결과가 좋으면, 양쪽이 급을 높여 협상 대표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 대표와 류허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다음주 워싱턴에서 만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협상 결과를 낙관했다. 그는 4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우리는 중국과 협상 타결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타결을) 원하고 있다.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중국의 현재 상황이 좋지 않다. 이것이 우리를 유리하게 만들어주고 있다”며 “만약 (타결이) 되지 않는다면, 그들은 우리에게 수백억달러어치의 관세를 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휴전 기간 동안 양국이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하면, 3월1일 중국산 수입품 2000억달러어치에 대한 관세를 기존 10%에서 25%로 상향 조정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자신감은 최근 중국의 경제가 둔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근 발표된 지난해 12월의 중국 국가통계국 구매관리자지수(PMI)와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는 각각 49.4, 49.7을 기록했다. 50 미만은 경기 위축을 뜻한다.
중국은 휴전 이후 ‘양보’로 풀이될 수 있는 여러 조처를 내놓으며 타결 가능성을 높여왔다. 중국은 미국산 대두·돼지고기 수입을 재개했고, 외국인 투자 기업의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화하고 강제적 기술이전을 금지하는 내용의 새로운 외국인투자법 초안을 마련했다. 미국산 차량과 부품에 대한 추가 관세도 잠정 중단했다.
하지만 미국 쪽 협상 대표가 온건파인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에서 강경파 라이트하이저 대표로 바뀐 만큼 미국의 강공이 예상된다는 전망도 나온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강제 기술이전, 지식재산권 침해 등과 관련해 중국 정부가 기존 관행을 완전히 뜯어고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뉴욕 타임스>는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두 수입 재개 등 중국의 일시적인 ‘공허한 약속’을 받아들여선 안 된다고 조언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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