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2050년 해양강국을 꿈꾸며 그 첫 단계로 1999년 항공모함 국산화에 착수했다. 중국 산둥성 친황다오항에 정박해 수리 중인 옛 소련의 퇴역 항모 지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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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기술설계…전투기 30∼40대 탑재
“근해서 원양으로” 초군사강국 전략 ‘발전’ 중국이 내년 자국 기술로 첫 항공모함을 완성한다. 이로써 중국은 미국, 러시아,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과 나란히 항공모함 보유국 대열에 들어서게 된다. ◇ 극비 제조 7년 만에 완성=베이징의 군사 전문가에 따르면 중국은 1999년 극비리에 상하이 조선소에서 자체 설계한 항공모함 ‘9935호’의 건조에 착수했으며, 공정이 대부분 완성돼 내년 진수할 예정이다. 이 9935호 항공모함은 배수량 4만8000t급으로 함재 전투기 30~40대를 실을 수 있다. 중국군은 9935호 항모에 러시아제 수호이30MMK 전투기를 탑재할 예정이며 수직발사용 방공 및 대함 유도탄 체제도 갖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군사 전문가는 “이 항공모함이 작전 가능한 함대를 편성하기까지는 3~4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항공모함이 실전에 배치되기 위해서는 항모에 대한 수중·해상·공중 공격을 방어할 수 있는 대잠함·대잠헬기·순양함 등 호위함대를 편성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몇 년의 준비가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중국군은 최근 9935호 항모의 호위함으로 우크라이나 니고라예브 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유도탄 탑재 순양함 ‘우크라이나’의 구매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 순양함을 기준으로 1만t급 순양함 자체 건조에도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1992년부터 국산 항공모함 제작을 본격적으로 추진해왔으며 94년부터 2000년까지 러시아 ‘민스크’ 등 모두 4척의 퇴역 항공모함을 사들여 군사 전문가들이 정밀분석했다. ◇‘전략 군사력’으로 중점 이동 =중국은 항공모함 건조의 성공에 따라 육군 중심의 군 편제에서 해·공군 등 전략 군사력 위주로 중점을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홍콩 〈문회보〉는 28일 ‘2004년 중국의 국방’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중국 군사전문가 슝위상의 말을 인용해 “중국군이 ‘육군 중심주의’에서 탈피해 해·공군 등 작전반경이 넓은 전략 군사력으로 중점을 옮기고 있다”고 전했다. 또 ‘중국 항공모함의 아버지’라 불리는 류화칭 전 해군참모총장은 최근 자서전 〈류화칭 회고록〉를 펴내 중국 안에서 ‘항공모함의 꿈’을 다시 한번 고취시켰다. 이 회고록에서 류 총장은 88년 중·베트남 남사군도 해상 충돌과 96년 대만해협 위기를 회고하며 “항공모함이 있어야 미국의 항공모함에 대항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만해협에 대한 미국의 개입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항모 4척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한 군사 전문가는 “류 총장의 논리는 미국의 대만해협 개입 저지를 위해 항모를 보유해야 한다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원양작전’ 능력을 갖춰 미국과 맞서 초강대국으로 발돋움하려는 군사전략”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1월 대만 〈중국시보〉는 러시아 언론을 인용해 중국이 △1단계: 2000년까지 황해·동중국해·남중국해 통제능력 강화 △2단계: 2020년 또는 2025년까지 일본열도 남쪽바다·필리핀해·인도네시아 해역까지 통제권 강화 △3단계: 2050년까지 원양함대 건설, 괌도까지 작전범위 확대 등을 뼈대로 한 ‘3단계 원양작전능력 발전계획’을 추진해왔다고 보도한 바 있다. ◇ 항모 보유 비판 여론도 거세=‘중국 항공모함의 꿈’에 대한 비판 여론도 만만치 않다. “항공모함이 있어야 항공모함에 대적할 수 있다”는 ‘항모파’에 대항해, “방어 목적이라면 항모 함대 유지에 막대한 예산을 낭비하는 대신 잠수함을 보유하면 된다”는 ‘잠함파’도 적지 않다. 홍콩 〈아주주간〉 최신호(30일 발행)에 ‘중국의 항모파 대 잠함파’라는 논평을 쓴 군사평론가 마딩성이 대표적인 ‘잠함파’다. 그는 “류화칭의 주창대로 4척의 항모를 건조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100억달러(약 10조5000억원)의 예산이 들며, 항모 함대의 유지에는 그보다 더 큰 천문학적인 군사예산이 투입돼야 한다”며 “그 예산으로 잠수함을 건조할 경우 더 효과적으로 미국의 항공모함에 맞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중국의 한 군사 전문가는 “현재 중국은 항공모함과 잠수함 건조를 병행하고 있으며 이는 중국이 대만해협에 대한 미국의 개입 저지만이 목적이 아니라 종합적인 ‘원양 작전능력’을 배양해 미국·러시아와 맞설 수 있는 해양 군사대국이 되려는 데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이상수 특파원 le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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