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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9.11 17:12 수정 : 2005.09.11 17:12

“대만유학생 학비 인하?” 중국 네티즌 거센 반발

교육부 방침 들러싸고 “중국학생 지원 먼저” 압도적

새 학기가 시작된 9월부터 대만에서 온 유학생들의 학비를 중국 출신 학생들과 같은 수준으로 낮춰주기로 한 중국 정부의 새 정책을 둘러싸고 중국 내 토론방이 뜨거워지고 있다.

중국 교육부는 지난달 24일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대만 유학생에게 중국 학생과 똑같은 학비를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대만 유학생들은 연간 1000~1500달러를 내왔지만, 이번 조처로 절반 이하의 학비만 내게 됐다. 이를 위해 중국 정부는 대만 유학생 1명당 연간 8천위안(100만원)의 보조금을 대학에 지급하기로 했다. 또 별도로 1년에 7백만위안(약 8억8800만원)의 기금을 조성해 대만 유학생 중 20%에게 장학금을 주기로 했다.

중국 정부의 이번 학비 감면 조처는 지난 5월 대만 야당인 국민당과 친민당 대표단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약속했던 것들이다. ‘제3차 국공합작’으로 떠들썩한 관심을 모았던 이 방문 이후, 중국 정부는 대만 내 우호세력을 확대하기 위해 이미 대만산 과일 무관세 수입, 중국인들의 대만 여행 장려, 대만인의 출입국 절차 간소화 등을 실시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중국 네티즌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보도했다.

주로 사회문제 토론이 벌어지는 게시판인 ‘cat898.com’에서 한 네티즌은 “엄청나게 많은 중국 출신 빈곤층 대학생들에게는 왜 그 돈을 투자하지 않는가? 이들이 대만 학생들보다 열등하단 말인가?”라며 “공산당이 대만에 영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다른 토론방인 티엔야 클럽에서도 중국 정부가 먼저 가난한 중국 학생들의 학비를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8천위안이면 100명의 학생들이 학교에 다니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찬성론자들은 이번 조처가 재능있는 대만인들을 중국에 우호적으로 만드는 “장기적 투자”라는 의견을 내놓는다. 하지만 호응은 크지 않다.

논쟁의 배경에는 최근 급격하게 인상되고 있는 중국 대학 학비가 8억 농민들에게는 넘을 수 없는 ‘교육 장벽’이 되고 있다는 사회문제가 있다.

중국 교육부는 1995년 등록금과 기숙사비, 교재비 등을 모두 합쳐 연 평균 800위안(10만4000원)이던 대학 학비가 10년 사이에 1만2000위안(156만원)으로 늘었다는 통계를 최근 발표했다. 중국 언론들의 보도를 보면, 농촌이나 서부 내륙지역에서는 온가족이 1년 내내 힘겹게 일해도 한해 소득이 3000~4000위안(38만원~50만원)을 넘기 힘들다. 이들 집안 출신의 학생들이 대학교육을 받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고, 힘겹게 대학에 진학하고도 학비를 내지 못해 자살하는 사건들도 잇따르고 있다.


중국 정부와 대립하고 있는 대만 정부는 중국에서 유학한 학위는 절대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천수이볜 대만 총통은 지난 4일 “내 임기 중에는 중국 학위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777명의 대만 학생이 새로 중국 대학에 입학했으며, 현재 중국에서 유학중인 대만 학생은 6000여명이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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