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견인력 정력적 활동
영향력 확대 기회로 해일 피해를 입은 국가들에 6300만달러를 지원하기로 하고 구호인력을 파견해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 이를 계기로 남아시아에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으며, 이는 지난 반세기 동안 이 지역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던 미국을 위협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6일 인도네시아 반다 아체 현지취재 기사에서 중국 의료지원단의 거대한 붉은 텐트가 공군기지 한복판에 설치돼 있고, 16명의 의료진을 포함한 중국의 구호인력은 이곳에서 활동 중인 어느 국가의 지원인력보다 많으며 오지까지도 부지런히 찾아다니며 하루 1천여명을 진료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마지막날 반다아체에 도착한 중국 의료진들은 공항에서 잠깐 잠을 청한 뒤 곧바로 멀고 고립된 마을로 찾아가 진료를 벌였다. 이 신문은 이번 피해 지원에서도 드러난 중국의 활발한 움직임은 아시아에서 커져가고 있는 중국의 영향력을 상징하며, 이는 ‘테러와의 전쟁’에 매몰돼 일방주의적인 처사로 반발을 사고 있는 미국의 입지가 아시아에서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해일 피해국들에게 내놓기로 한 6300만달러는 일본이 약속한 5억달러와 미국의 3억5천달러에 비해 턱없이 적은 돈이지만, 평화시 해외 인도적 기부금 가운데 최대규모다. 중국 적십자사에는 이와 별도로 민간 모금 300만달러가 모였다.
중국정부의 신속한 대응에 대해 일부 분석가들은 중국이 이번 해일 참사를 계기로 인도네시아와 스리랑카, 타이 등 이웃 국가들에게 ‘사려깊고 너그러웃 이웃’이라는 이미지를 심으면서 역내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중국연구소의 리처드 바움 소장도 “중국은 그들의 ‘소프트 파워’자세를 강조하면서 스스로 국제사회의 좋은 일원이라는 점을 드러내려 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또한 1990년대 말 금융위기 이후 남아시아에서는 중국의 경제호황이 지역경제의 주요한 성장 엔진이 되고 있어 더욱더 중국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도 중국은 중요한 교역상대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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