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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1.29 15:08 수정 : 2019.11.29 16:07

28일 저녁(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 연단)이 아프가니스탄 카불 인근의 미군 기지를 방문해, 강당 특설 무대에 모래주머니를 쌓아 연출한 방호벽에서 미국 국기와 장병들을 뒷배경으로 놓고 연설하고 있다. 바그람/AP 연합뉴스

28일 첫 아프간 방문, “탈레반과 협상 중…잘될 것”
석 달 만에 협상 재개…“미군 1만3000→8600명으로”
탄핵, 군사재판 개입 논란 속 최고사령관 과시 효과

28일 저녁(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 연단)이 아프가니스탄 카불 인근의 미군 기지를 방문해, 강당 특설 무대에 모래주머니를 쌓아 연출한 방호벽에서 미국 국기와 장병들을 뒷배경으로 놓고 연설하고 있다. 바그람/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을 깜짝 방문해 탈레반과의 평화협상 재개와 미군 감축 계획을 밝혔다. 연말이 다가오는 시기에 해외 파병 군인들을 위로한다는 명분뿐 아니라, 의회의 탄핵조사로 정치적 궁지에 몰린 분위기를 바꿔보려는 복안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저녁(현지시각) 아프간 수도 카불 인근의 바그람 공군기지를 방문해, 추수감사절을 앞둔 미군 장병들을 격려했다고 <워싱턴 포스트>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곳에서 아프간의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과 만나, 미국이 탈레반과 평화협상을 다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탈레반이 휴전과 협상 타결을 바라며, 우리는 그들을 만나고 있다”며 “(합의 쪽으로) 일이 풀려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리는 (아프간에서) 엄청난 진전을 이뤘고, 동시에 병력을 감축하고 있다”며 아프간 주둔 미군을 현재 약 1만3000명에서 8600명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확언했다. 가니 대통령은 “지금은 아프간 정부 보안군이 (치안과 전세를) 주도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앞서 지난 9월 초 미국과 탈레반 협상 대표는 아프간이 테러세력 지원 기지가 되지 않도록 한다는 전제로 주둔 미군을 8600명 규모까지 줄이는 내용을 포함한 평화협정 초안에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탈레반 지도자들을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로 초청해 회담하기로 했지만, 전날 밤 이를 돌연 취소하고 “탈레반과 협상은 죽었다”며 결렬을 선언했다. 표면적 구실은 미군 1명이 사망한 탈레반 테러였지만, 실제로는 9·11 테러 18주년을 눈앞에 두고 탈레반을 미국에 초청한 것에 대한 비난 여론을 의식했기 때문이란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아프간 깜짝 방문에도 정치적 의도가 깔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워싱턴 포스트>는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해 민주당 다수 하원의 탄핵조사에 몰리고 (미군의) 전쟁범죄 군사재판에 개입했다가 군이 반발하는 상황에서, 자신이 미군 최고사령관임을 환기하려 환호하는 미군 병사들에 둘러싸였다”고 짚었다.

미국은 2001년 9·11 테러 직후 ‘알카에다 격멸’을 구실로 아프간을 침공했으나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 정파 탈레반의 거센 저항에 부닥쳤다. 이후 아프간 전쟁은 지금까지 18년째 공식 종료되지 않은 미국 역사상 최장기 전쟁으로 기록되고 있다. 트럼프가 취임 이후 아프간을 방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며, 전쟁 지역 방문으론 지난해 크리스마스 다음 날 이라크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 아프간 방문에는 마크 밀리 미군 합참의장이 수행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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