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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1.25 09:20 수정 : 2019.11.25 17:57

친중파 최대 정당인 민건련 등 친중 성향의 후보들을 제치고 당선이 확실해진 독립민중파 소속 천자랑(39·오른쪽) 후보가 동료와 부둥켜 안은 채 눈물을 흘리고 있다. 홍콩/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294만명 투표…사상 최대 71% 투표율
범민주 진영, 의석 과반 훌쩍 넘는 ’압도적 승리’
시위 주도해 온 18~35살 젊은 유권자 적극 참여 결과
공민당, “당선인 전원 첫 일정, 이공대 시위대 지지 방문”

친중파 최대 정당인 민건련 등 친중 성향의 후보들을 제치고 당선이 확실해진 독립민중파 소속 천자랑(39·오른쪽) 후보가 동료와 부둥켜 안은 채 눈물을 흘리고 있다. 홍콩/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홍콩 범민주파 진영이 24일 치러진 지방선거(구의회)에서 사상 유례 없는 압도적 승리을 거뒀다. 반면 지난 1997년 중국 반환 이후 예외 없이 구의회를 장악했던 친중 ’건제파’는 궤멸적 패배를 당했다. 6개월여에 걸친 반송중(중국 송환 반대) 운동이 만들어낸 일대 사건이다.

25일 <티브이비>(TVB) 등 홍콩 매체들의 보도를 종합하면, 오전 7시30분(현지시각) 현재 72.8%가 개표된 가운데 홍콩 범민주 진영은 전체 452석 가운데 328석을 확보했다. 반면 친중 진영은 51석을 얻는 데 그쳤다. 홍콩 지방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이 과반 의석 이상을 확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구체적으로 보면, 친중파 최대 정당인 민건련은 기존 117석에서 현재까지 21석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반면 야권인 민주당과 공민당은 각각 기존 37석과 12석에서 83석과 32석으로 의석을 대폭 늘렸다. 노동당도 출마 후보 7명 전원을 당선시키는 기염을 토했다.

범민주 진영 최대 당선자 그룹은 시민사회 선거연대체 민주동력의 지지를 받은 후보를 포함한 이른바 ’독립 민주파’로 무려 213명이나 대거 당선됐다. 그간 반송중 운동의 든든한 배후 구실을 해 온 홍콩 시민사회 연대체 민간인권전선의 지미 샴 의장도 샤틴구 렉웬 선거구에서 당선됐다. 샴 의장은 반송중 시위 개시 이래 두차례나 친중파 소행으로 보이는 ’백색테러’를 당한 바 있다.

지난 24일 치러진 홍콩 구의원 선거 개표 결과가 방송되고 있다. TVB화면 갈무리

이번 선거는 캐리 람 행정장관에 대한 중간평가이자 반송중 시위대에 대한 신임투표 성격도 띄고 있었다. 범민주파의 압도적 승리로 홍콩의 민의가 분명히 드러나면서, 시위대의 요구를 묵살한 채 경찰력을 앞세워 강경몰이에 집중해 온 람 장관은 정치적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범민주 진영이 압승을 거둘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보다 시위를 주도해 온 젊은층이 전례없이 적극 투표에 참여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홍콩 선거관리위원회 집계 결과, 전날 투표에는 모두 294만여명의 유권자가 참여했다. 이는 앞서 가장 많은 유권자(220만여명)가 참여했던 2016년 입법의원(국회의원) 선거 때보다 70만명 이상 많은 수치다.

최종 투표율도 71.2%로 4년 전 구의원 선거 때의 47.01%는 물론 사상 최고 투표율을 기록한 2016년 입법의원 선거(58.28%)를 훌쩍 뛰어 넘는 신기록이다. 앞서 이날 선거를 위해 등록한 유권자는 413만명으로, 4년 전 지방선거(312만명)보다 100만명 가량 늘어 기록적인 참여 열기를 예고한 바 있다.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당선이 확정된 범민주 진영 후보의 지지자들이 25일 환호하고 있다. 홍콩/AP 연합뉴스

특히 18∼35살 젊은층 유권자가 12.3% 늘어 연령대별 최대 증가 폭을 보였는데, 진보적 성향의 젊은층 유권자 참여가 늘어난 것이 범민주 진영 약진의 결정적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이번 선거를 위해 유학생을 포함한 외국 장기 거주자들도 대거 귀국해 투표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구의원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이 압승함에 따라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수세에 몰렸던 홍콩 시위대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당장 범민주 진영의 공민당은 구의원 당선인 32명 전원이 첫 공식 일정으로 지난 17일부터 9일째 경찰에 봉쇄된 홍콩이공대로 달려가 교내에 남아있는 시위대에 대한 지지의 뜻을 밝히기로 했다. 홍콩/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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