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1.24 13:32
수정 : 2019.11.24 13:34
패트릭 차우 CNN 인터뷰…"홍콩정부, 민주·자유 기본권 불허"
"평화적 요구 무시에 사태악화…깨어난뒤 '시민 용감해졌다'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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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교통경찰이 11일(현지시각) 오전 홍콩섬 북서부 사이완호에서 ‘3파’(학생 동맹휴업, 노동자 파업, 상인 철시)를 위해 출근길 교통방해 시위에 참가한 시위대와 몸싸움을 벌이며 해산 작업을 벌이다가 자신을 향해 다가서는 20대 청년에게 권총을 발사해 이 남성이 복부에 총상을 입고 쓰러지는 장면이 영상에 포착됐다. 홍콩/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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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홍콩 사이완호(西灣河) 지역에서 열린 민주화 시위에 참여했다 경찰이 쏜 실탄에 맞아 크게 다친 21세 청년이 수술 후 외신과 인터뷰를 하고 "총알로 사람을 죽일 수는 있어도 믿음을 죽일 수는 없다"는 신념을 밝혔다.
시위 현장서 경찰의 실탄에 맞아 오른쪽 신장과 간 일부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은 패트릭 차우는 24일 미국 CNN방송과 일대일 인터뷰에서 경찰이 당시 자신에게 발포할 아무런 이유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가 도로에서 한 시위자와 몸싸움 중인 경찰에게 다가가다가 총에 맞아 쓰러지는 장면은 동영상에 고스란히 담겨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확산됐다. 이 영상으로 흥분한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나오며 시위는 더욱 격화됐다.
영상을 보면 그가 경찰에 다가가면서 마치 총을 치우려는 듯한 손동작을 하자 경찰은 근접 거리서 그의 복부를 향해 발포했다.
경찰은 이후 기자회견을 열어 교통경찰이 한 시위대원을 체포하던 중 차우가 다가왔으며 이 경찰이 차우가 자신의 총을 빼앗으려 한다고 생각해 총을 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그 경찰은 양쪽에서 위협을 가한다고 느꼈으며 만약 총을 빼앗겼다면 "결과는 재앙적이었을 것"이라고 경찰 대변인은 밝혔다.
하지만 차우는 경찰이 총을 꺼내 체포 중이던 그 시위대원을 겨눴으며 자신은 이 광경을 보고 "왜 그를 조준하느냐,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을 뿐, 경찰이 발포할 이유가 없었다고 항변했다.
총에 맞아 쓰러진 차우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지만 사건 후 2주가량 지난 현재까지 똑바로 서지 못하고 걸을 때 다리를 저는 등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그는 사건 이후 총에 맞는 악몽이 반복돼 잠을 이루지 못하는 등 정신적으로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민주주의가 목숨을 걸만한 가치인가'라는 질문에 차우는 "(홍콩의 헌법에 해당하는) 기본법은 투표권을 보장한다. 따라서 우리는 이를 위해 목숨을 걸 이유가 없다"고 답했다.
이어 "민주주의와 자유는 기본적인 것들이다. 하지만 홍콩 정부는 이를 우리에게 허락하지 않는다"고 개탄했다.
그는 또 "정부가 우리 시민들로 하여금 평화적인 수단으로는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다고 말하기 때문에 계속 사태가 고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홍콩 경찰이 인권을 무시한다며 "이 때문에 증오가 더욱 커진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술 후 깨어났을 때 시위가 어떻게 됐는지가 가장 궁금했으며 시위가 더욱 격화한 것을 보고 "홍콩 시민들이 더욱 정부를 상대로 용감해졌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총알로 사람은 죽일 수 있지만 믿음을 죽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송환법 공식 철회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 시위대가 요구하는 5대 사항을 언급하며 "홍콩 정부가 이를 수용한다면, 아니 최소한 (경찰 강경 진압에 대한) 독립적 조사만이라도 수용한다면 분노가 잦아들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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