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8.06 18:40
수정 : 2019.08.06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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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4월27일 북경에서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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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외교부 “신중하게 숙고하라” 위협
“중국의 문앞에서 소란, 용납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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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4월27일 북경에서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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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한국·일본·오스트레일리아를 특별히 거명하면서 “이웃 나라가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할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 신중하게 숙고하라”고 강도 높게 위협하고 나섰다.
푸충 중국 외교부 무기통제국장은 6일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중거리 미사일 지상배치 계획과 관련해 기자들에게 특별 브리핑을 열고 “자국 영토에 미국의 미사일 배치를 허용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며 이렇게 말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중국 당국자가 실명으로 미국의 아시아 미사일 배치 계획을 비난하고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푸충 국장은 “미국이 이 지역(아시아)에 미사일을 배치하면 중국은 대응 조처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오스트레일리아·일본·한국을 특별히 거론했다. 지난 2일 미국이 중거리핵전력(INF·미국과 러시아 사이의 군비경쟁 제한 조약) 협정 탈퇴를 발표한 직후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은 아시아 순방 중에 아태 지역에 재래식 중거리 미사일을 몇달 안에 배치하기를 원한다고 말한 바 있다.
푸충 국장은 어떤 대응을 할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미국의 동맹국들이 미사일을 받아들일 경우 “모든 것이 테이블 위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푸충 국장은 1962년 미국과 옛소련 사이에 일촉즉발의 위기 상태로 치달았던 쿠바 미사일 위기까지 거론하며 “중요한 건 중국의 문 앞에 미국이 미사일을 배치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웹사이트에서 “어떤 국가가 중국의 문 앞에서 소란을 일으키는 건 더욱 용납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해 오스트레일리아는 5일 아직 미국으로부터 배치 요청을 받은 바 없다며 자국 영토에서의 미사일 배치 가능성을 배제했다.
중국은 또 미국·러시아와의 3자 핵군축 협정에 참여할 의향이 없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푸충 국장은 “중국은 보유 핵무기에서 미국·러시아에 비하면 매우 적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군축 협상에 참여하기를 기대하는 건 공정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미국과학자협회에 따르면 보유 핵탄두는 미국 1750기, 러시아 1600기, 중국 290기에 이른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5일 미국의 핵전력협정 조약 탈퇴를 비난하면서 군비경쟁을 억제하기 위해 조속히 협상하자고 촉구했다. 그는 미국이 핵전력협정의 금지 대상에 해당하는 미사일을 생산하면 러시아도 비슷한 미사일 개발에 착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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