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6.10 16:47
수정 : 2019.06.10 20:54
취임 뒤 첫 방문국으로 인도양 몰디브·스리랑카
레이더, 군사훈련센터 등 군사협력 방안 쏟아내
인도, 중국의 인도양 진출에 신경 곤두세우지만
중국과 경제관계 고려해 친미 급격 전환은 없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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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9일 스리랑카 콜롬보 근처의 반다라나이케 국제공항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콜롬보/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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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총선 승리로 재임에 성공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첫 방문국으로 인도양의 이웃인 스리랑카와 몰디브를 택했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호응해, 인도양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중국을 견제하고 나선 모양새다.
인도 외무부는 지난달 30일 새 임기 5년을 시작한 모디 총리가 8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섬나라 몰디브와 스리랑카를 방문했다고 9일 밝혔다. 모디 총리는 8일 몰디브에선 인도양을 감시하는 해안레이더와 군사훈련센터 건설을 지원하기로 했고, 9일 스리랑카 콜롬보에선 4월 말 252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의 주요 현장을 찾아 현지인들을 위로했다. 그는 트위터에 현장을 방문한 사진을 올리면서 “나는 스리랑카가 다시 일어날 것이라 확신한다. 테러의 비겁한 행동은 스리랑카의 정신을 꺾을 수 없다. 인도는 스리랑카인들과 연대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대통령 등 스리랑카 지도자들을 만나 콜롬보항 터미널 개발과 천연가스 저장시설 건설 지원을 약속했다.
<에이피>(AP) 통신 등은 모디 총리의 움직임은 그동안 강조한 주변국 중시 외교로 돌아온 것이라고 평했다. 인도는 일대일로 정책을 앞세워 스리랑카·몰디브 등 인도양에서 세력을 키워온 중국을 경계하고 있다.
스리랑카와 몰디브도 일대일로 사업으로 ‘부채의 늪’에 빠지자 중국과의 관계를 재고하기 시작했다. 몰디브에선 지난해 9월 30억달러(약 3조5580억원)에 이르는 거액의 대외채무를 떠안은 친중파 압둘라 야민이 낙선하고 친인도파 이브라힘 모하메드 솔리가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스리랑카도 중국 자금에 의지해 남부 함반토타항 건설에 나섰다가 2017년 막대한 빚을 감당하지 못하고 항구 운영권을 99년간 중국 기업에 넘긴 뒤 대중 경계감이 커졌다. 이런 흐름 속에 미국 국방부는 1일 ‘인도-태평양 전략 보고서’에서 인도에 대해 “지난 20년간 (미국과) 같은 전략적 이해에 기반해 인도-태평양과 그것을 넘어서는 지역에서 새로운 동반자 관계를 심화해왔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인도가 미국에 일방적으로 치우치기보단 미-중 사이에서 절묘한 균형 외교를 펼치며 국익을 극대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인도는 올해 7%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중국과 안정적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게다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5일 인도를 일반특혜관세제도(GSP) 대상국에서 제외하면서 미국에 대한 불만이 커졌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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