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5.12 16:15
수정 : 2019.05.12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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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용의자를 중국 본토로 넘겨줄 수 있도록 하는 입법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1일 홍콩 입법회에서 이 법안에 찬성하는 친중국파 의원들과 반대하는 범민주파 의원들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져 회의장이 난장판이 돼버렸다. 홍콩/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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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중국파, 법안심사위원장 교체 뒤
‘범죄인인도법안’ 강행 처리 나서자
범민주파 의원, 강하게 반발해 충돌
몸싸움 중 실신 의원 들것 실려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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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용의자를 중국 본토로 넘겨줄 수 있도록 하는 입법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1일 홍콩 입법회에서 이 법안에 찬성하는 친중국파 의원들과 반대하는 범민주파 의원들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져 회의장이 난장판이 돼버렸다. 홍콩/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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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정부가 범죄 혐의자를 중국 본토로 넘길 수 있도록 하는 입법을 추진하는 가운데, 이 법안에 찬반 의견이 갈리는 여야 의원들 간에 충돌이 벌어지면서 홍콩의 의회 격인 입법회에서 ‘동물의회’의 모습이 연출됐다.
홍콩의 범민주파 의원들과 친중국파 의원들이 11일 범죄인 인도법안 처리 논의를 위한 회의장을 차지하기 위해 고함을 치고 몸싸움을 벌이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친중파 의원들이 법안 처리를 강행하기 위해 범민주파인 제임스 토 의원을 밀어내고 친중파인 에이브러햄 섹 의원을 법안심사위원장으로 교체한 것이 충돌의 발단이 됐다. 범민주파 의원들은 회의장에서 사회권이 자신들에게 있음을 주장하며, 마이크를 잡고 친중파 의원들의 회의 진행을 막으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취재진으로 가득찬 회의장에서 의원들끼리 뒤엉켜 몸싸움을 벌이면서 범민주파 게리 판 의원이 실신해 들것에 실려나가기도 했다.
홍콩 정부는 지난해 대만에서 벌어진 홍콩 여성 살인 사건을 계기로, 중국과 대만·마카오 등 홍콩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나 지역에도 살인·밀수·탈세 등을 저지른 범죄자를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야권과 시민단체들은 중국을 비판하는 반체제 인사나 인권운동가를 중국 본토로 송환하는 데 이 법이 악용될 수 있다며 강력한 저지를 벼르고 있다. 지난달 28일 홍콩 도심에서는 주최 쪽 추산으로 13만명이 참여한 대규모 반대 시위가 진행됐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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