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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3.18 16:38 수정 : 2019.03.18 20:29

50명의 목숨을 앗아간 뉴질랜드 테러 사건의 범인 브렌턴 태런트로 보이는 남성이 2016년 3월 이스탄불 공항에서 촬영된 모습을 16일 터키 국영방송사가 보도했다. AFP 연합뉴스

테러범 선언문 제목은 프랑스 작가 저서와 같아
“이민세력이 늘어나는 건 식민주의” 주장

50명의 목숨을 앗아간 뉴질랜드 테러 사건의 범인 브렌턴 태런트로 보이는 남성이 2016년 3월 이스탄불 공항에서 촬영된 모습을 16일 터키 국영방송사가 보도했다. AFP 연합뉴스
50명의 목숨을 앗아간 뉴질랜드 총격 테러 사건 배경에는 유럽 내 반이민 정서가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프랑스 극우 세력 영향이 주목을 받고 있다.

15일 공격을 자행한 브렌턴 태런트(28)는 범행 전 인터넷에 공개한 74쪽 분량의 선언문에서 2011년 노르웨이 총격 테러의 범인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를 찬양했다. 무슬림 혐오자인 브레이비크는 2011년 오슬로 정부청사에 폭탄을 던져 인명을 살상한 뒤, 집권 노동당의 청소년캠프가 열린 우퇴위아섬에서 총을 무차별 난사해 모두 77명의 목숨을 빼앗았다. 태런트는 또 영국의 파시스트 정치인 오스왈드 모슬리(1896~1980)에 경의를 표시했다. 모슬리는 자신이 창당한 영국파시스트연합이 1940년 금지 조처를 당하면서 3년 동안 투옥된 인물이다. 태런트는 이들의 영향을 공공연히 과시한 셈이다.

그러나 태런트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프랑스의 극우 작가 르노 카뮈(73)인 것으로 보인다고 <포린 폴리시>가 분석했다. 태런트의 선언문 제목 ‘대전환’은 카뮈의 저서 제목과 같다. 이 문구는 ‘정체성주의자’로 불리는 젊은 극우파 등 유럽 내 반이민 세력을 대표하는 구호다. 카뮈는 인구 구조상 이민 세력이 토착 세력을 대체하는 과정이 식민주의에 가깝다면서, 독일의 반이슬람단체 페기다를 가리켜 ‘반식민 투쟁’을 벌이는 ‘위대한 희망’이자 ‘해방전선’이라고 부른다. “(유럽에서) 식민지 정벌이 진행 중이며 우리(백인)는 식민화된 토착민”이라고도 했다.

카뮈의 이같은 주장은 지구 반대편에서 작성된 태런트의 선언문에 녹아 있다. 태런트는 “몇백만명이 국가와 기업의 초대로 국경을 넘어와 백인을 대체한다. 백인은 생식에 실패하면서 국가와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저가 노동력과 소비력, 세금 기반 창출에 실패했다”며 “싸우지 않으면 유럽인들이 결국 인종적, 문화적으로 완전히 대체될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자신이 저지른 테러의 목표가 “우리의 땅이 그들의 땅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침략자들에게 보여주는 것”라고 했다.

카뮈는 테런트가 자신의 이론을 왜곡했다면서 자신은 폭력 행위를 옹호하지 않는다고 항변했다. 그는 뉴질랜드 테러에 대해 트위터에 “범죄행위이며, 바보 같은 끔찍한 일”이라고 비난했다. 또 “(태런트가) 제대로 이해도 못하는 문구를 함부로 썼다”며 자신의 저서 제목이 인용된 데 분노를 표시했다.

베이징 / 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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