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3.14 16:14
수정 : 2019.03.14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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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안티흐엉이 14일 공소 취소 신청이 기각된 직후 법원을 떠나고 있다. 쿠알라룸푸르/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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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사건 공범 도안티흐엉 공소취소 신청 기각
베트남 “매우 실망”…변호인 “한쪽 편만 드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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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안티흐엉이 14일 공소 취소 신청이 기각된 직후 법원을 떠나고 있다. 쿠알라룸푸르/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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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살해 사건으로 기소된 인도네시아인을 풀어준 말레이시아 검찰이 공범인 베트남인의 석방은 불허해 베트남 쪽의 반발을 사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말레이시아 검찰이 14일 법정에서 베트남인 도안티흐엉(31)의 공소 취소 신청을 기각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흐엉은 11일 공범인 인도네시아인 시티 아이샤(27)가 풀려난 직후 공소 취소를 신청했다. 법원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흐엉의 재판을 미뤄달라는 변호인의 요청을 받아들여 4월1일에 재판을 속행하기로 했다. 아이샤의 석방 뒤 자신도 풀려날 수 있겠다는 희망을 품어온 흐엉은 신청 기각 소식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모르겠다”며 눈물을 쏟았다. 말레이시아 검찰은 흐엉의 재판만 이어가는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다. 검찰은 아이샤를 풀어줄 때도 살인 혐의로 2년 이상 구속한 피고인을 갑자기 풀어주는 이유를 전혀 설명하지 않았다. 당시 한 장소에서 둘이 합세해 김정남의 얼굴에 맹독성 신경작용제를 발라 살해했는데도 하나만 풀어준 것은 의아하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한편으로는 흐엉도 곧 풀려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검찰은 이번에도 의외의 선택을 했다.
말레이시아 검찰은 아이샤의 석방은 외교적 노력의 결과라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설명이 나온 직후 “법적 절차에 따른 결정”일 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석방 당일 인도네시아로 돌아간 아이샤는 이튿날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만나 위로를 받는 등, 인도네시아는 자국민의 무사 귀환을 크게 반기고 있다.
베트남 쪽에서는 실망감을 드러냈다. 말레이시아 주재 베트남대사는 “매우 실망했다”고 말했다. 흐엉의 변호인은 법정에서 “재판부는 두 피고인에게 유죄의 증거가 분명한 것 같다고 했는데 검찰은 한 사람 편만 들었다”, “비뚤어진 결정”이라고 비난했다. 베트남 외무장관과 법무장관은 아이샤가 석방된 이튿날인 12일 말레이시아 외무장관과 법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거나 전화통화를 해 흐엉에 대한 “공정한 재판과 석방”을 요청했다. 베트남 언론들은 흐엉의 석방 불허 소식을 주요하게 전했고, 현지 누리꾼들은 말레이시아 정부를 성토하고 나섰다. 변호인단은 공소 취소를 재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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