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재벌, 딸 결혼에 1천억원 넘는 초호화 축하연

지난 8일 저녁 인도 재벌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의 무케시 암바니 회장의 딸인 이샤 암바니(오른쪽)이 자신의 결혼 축하연에 온 하객들에게 음식을 대접하고 있다. 우다이푸르/AFP 연합뉴스

릴라이언스 그룹 회장 딸 혼인 잔치에
세계 정·재계 거물 총출동…비욘세 축가 불러
한국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초청돼
지역민에 나흘치 음식 기부, 자선바자회도

지난 8일 저녁 인도 재벌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의 무케시 암바니 회장의 딸인 이샤 암바니(오른쪽)이 자신의 결혼 축하연에 온 하객들에게 음식을 대접하고 있다. 우다이푸르/AFP 연합뉴스

돈은 힘이 세다. 12일 인도 제1의 경제도시 뭄바이에서 열린 갑부 집안의 결혼식이 또 하나의 극명한 사례로 기록됐다.

지난 8일 인도 북서부 라자스탄주의 도시 우다이푸르의 한적한 공항에는 수십대의 전세 비행기가 쉴 새 없이 내려앉았다. 인도 최대 기업집단인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의 무케시 암바니 회장(61)의 딸 이샤 암바니(27)와 굴지의 제약회사를 거느린 또다른 부호 가문 2세 아난드 피라말(33)의 결혼식에 앞서 열린 결혼 축하연에는 전세계 정·재계 거물을 비롯한 유명인들이 대거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지난 8일 팝스타 비욘세가 인도 억만장자의 딸 결혼식 축하연에 초청가수로 참석해 인도 전통의상을 입고 찍은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하객들의 면면은 마치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을 방불케 했다. 미국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사우디아라비아의 칼리드 알팔리 에너지장관, 온라인 미디어 <허핑턴 포스트>의 창립자인 아리아나 허핑턴을 비롯해, 영국 에너지기업 비피(BP), 엔터테인먼트 기업 21세기폭스, 통신업체 노키아 등의 최고경영자들이 초청됐다. 금융기업골드만삭스·제이피모건·스탠더드차터드 은행 등의 최고경영자들도 모습을 보였다. 슈퍼 리치의 자녀 결혼 축하연이 글로벌 기업들에겐 인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축하 경쟁’의 마당이 된 셈이다. 한국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참석했다. 삼성전자는 릴라이언스 지오가 추진하는 4세대(4G) 이동통신 네트워크 분야의 핵심 장비 공급사다.

세계적인 팝가수 비욘세는 축가로 ‘크레이지 인 러브’와 ‘퍼펙트’를 열창해 분위기를 한껏 달궜다. 그는 현지에서 인도 전통 의상을 입은 자신의 사진과 공연 동영상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블룸버그 뉴스>는 축하연 준비 관계자를 인용해, 초호화 축하연에 들어간 비용이 1억달러(113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신문은 37년 전 ‘세기의 결혼식’으로 일컬어진 영국 찰스 왕세자와 다이아나 왕세자비의 결혼식 비용이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1억1000만달러라고 비교했다.

암바니 회장이 가족 행사를 지역 주민들에 대한 자선 행사의 기회로 삼은 점도 눈길을 끈다. 결혼식 축하연이 열린 우다이푸르에는 5100명이 나흘 동안 삼시 세끼를 먹을 수 있는 음식을 기부했다. 또 인도 전통 그림과 도자기, 공예품 등 지역 예술가들의 작품 108점의 판매를 지원하는 바자회도 열었다고 가족 대변인이 밝혔다.

지난 8일 저녁 인도 재벌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의 무케시 암바니 회장의 딸의 결혼 축하연이 열린 인도 북서부 도시 우다이푸르의 고궁 시티 팰리스가 화려한 조명으로 빛나고 있다. 우다이푸르/로이터 연합뉴스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는 철강·에너지·통신·섬유·소매업 등 방대한 영역을 거느린 글로벌 기업 집단이다. 2017년 <포천>의 세계 500대 기업 리스트에 203위로 이름을 올렸다. 2018회계년도 재무보고서에 따르면 그룹의 전체 매출이 600억달러, 영업이익이 100억달러에 이른다. 또 <포브스>의 세계 부호 순위 실시간 집계를 보면 암바니는 2018년 12월 현재 개인 재산 426억달러(약 48조1380억원)로 18위에 올랐다.

조일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