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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9.18 16:25 수정 : 2018.09.18 20:06

파키스탄 시민들이 17일 수도 이슬라마바드 총리 사저 뜰에서 정부가 경매에 내놓은 차량을 둘러보고 있다. 이슬라마바드/로이터 연합뉴스

방탄 기능 장착 벤츠 등 100여대 내놨으나 62대만 팔려
2차 행사엔 헬리콥터도 내놓기로…댐건설 명목 이민자에 모금활동도

파키스탄 시민들이 17일 수도 이슬라마바드 총리 사저 뜰에서 정부가 경매에 내놓은 차량을 둘러보고 있다. 이슬라마바드/로이터 연합뉴스
17일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 있는 임란 칸 총리 사저 뜰에서 특별한 경매 행사가 열렸다. 파키스탄 정부가 부채 청산을 위해 관용차 100여대를 경매에 부쳤다. 방탄 기능이 있는 메르세데스 벤츠와 베엠베(BMW) 등 고급 브랜드 차량 100여대가 눈길을 끌었지만, 정작 판매 수익은 형편없었다고 <비비시>(BBC) 방송이 18일 보도했다. 시민 500여명이 참여한 이 행사에서 정부가 벌어들인 수익은 60만달러(약 6억7천만원)에 불과했다. 100여대 중 62대만 새 주인을 만나, 예상 판매 수익(1600만달러)을 크게 밑돌았다.

가장 주목받은 차는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 때 사들인 2016년식 벤츠 마이바흐 S600 2대다. 정부가 대당 130만달러(14억6천만원)를 부르자, 경매장에서 터무니없다는듯 웃음소리가 터져나왔다고 한다. 베엠베 7대와 벤츠 S300 14대도 유찰됐다. 거래가 성사된 가장 비싼 차량은 2015년식 도요타 방탄 랜드크루즈로 20만달러(2억2천만원)에 팔렸다. 2005년식 벤츠 방탄 지프는 대형 제약회사가 낙찰받았다. 이달 말 2차 경매에 헬리콥터 4대가 나온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행사장이 들썩였다.

파키스탄 시민들이 17일 수도 이슬라마바드 총리 사저 뜰에서 정부가 개최한 자동차 경매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이슬라마바드/로이터 연합뉴스
만성적 경제 위기를 겪는 파키스탄은 지난 7월 새 정부가 들어선 뒤 정부 물건을 내다 팔 정도로 강도 높은 긴축 정책을 펴고 있다. 국영 건물을 대학에 매각했고, 정부 시설의 에어컨 사용량을 줄이거나 고위 관료에 대한 의전을 축소하는 등 소소한 허리띠 졸라매기 캠페인도 벌인다.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대신 중국과 친밀도를 높이며 원조를 받아내고 있다.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로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PEC)’ 사업을 진행하는 중국은 파키스탄 인프라 사업에 620억달러(70조원)를 투자했다.

기성 정치권의 부패를 비판하면서 민심을 얻은 크리켓 선수 출신 칸 총리는 시민들에게 검소한 생활을 독려하며 경제 회복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러나 최근 교통 체증을 피하려고 헬리콥터로 출퇴근해온 것이 드러나 공분을 샀다. 파키스탄 정부는 이달 초 물 부족 해결을 위해 북서부에 댐을 짓겠다며 해외의 파키스탄계 이민자들을 대상으로 1인당 1000달러씩 모금에 나서기도 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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