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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9.16 15:43 수정 : 2018.09.16 20:55

쓰레기 더미에 걸린 바다 거북의 다리에 생신 깊은 상처. 방콕포스트 페이스북 갈무리

태국행 바다쓰레기 한해 103만t…두달간 23마리 죽거나 위기

태국 푸껫주(州) 시리낫 국립공원의 핫마이카오 해변과 팡응아주 람삐-핫 타이무엉국립공원의 타이무엉 비치는 태국에서 가장 유명한 바다거북 산란지다. 그런데 이 해변이 최근 알을 낳으러 찾아오는 바다거북의 무덤이 되고 있다. 인근 바다 위를 떠다니다가 해변으로 밀려와 쌓이는 쓰레기 탓이다.

태국 일간 방콕포스트는 국립공원·야생동식물 보호청 집계 결과 지난 2개월간 이들 두 곳의 해변에서 모두 23마리의 바다거북이 죽거나 죽기 직전의 위중한 상태로 발견됐다고 16일 보도했다. 현지 해양생태계 보호운동가인 톤 탐렁나와사왓 카셋삿대 수산학과 교수는 "최근 두달간 죽거나 위중한 상태로 발견된 바다거북 수가 크게 늘었다. 대부분 수백 개의 알을 품은 성체"라고 말했다. 톤 교수는 이어 "본능에 이끌려 알을 낳으러 가던 바다거북들은 쓰레기 더미에 갇혀 움직이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쓰레기 때문에 생긴 상처가 악화하면서 죽어갔다"고 설명했다.

해변을 오가는 어부나 관광객이 종종 '쓰레기 덫'에 걸린 거북들을 발견하고 구조하는 경우도 있지만, 바다가 거칠어 지는 몬순 시즌을 맞아 해변에 인적이 뜸해지면서 쓰레기 더미에서 죽음을 맞은 바다거북이 늘어났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바다에 버려지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약 800만t으로, 이중 절반 이상이 중국·인도네시아·필리핀·베트남·태국 등 5개국에서 배출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16년 한 해 동안 태국에서 바다로 흘러들어 간 쓰레기가 103만t에 달했다. 이렇게 바다에 버려진 쓰레기는 긴 띠 모양의 거대한 '쓰레기 섬'을 이뤄 바다 위를 떠돌기도 하고 해안으로 밀려와 쌓이기도 한다.

쓰레기가 유발하는 충격적인 바다 동물 피해도 종종 보고된다. 지난 6월에는 말레이시아 접경지 인근 바다의 수로에서 탈진한 채 발견된 돌고래가 치료 도중 숨졌는데, 돌고래 뱃속에서는 무려 80장의 비닐봉지가 나왔다. 또 같은 잘 동부 짠타부리 주의 해변에 떠밀려온 녹색 거북의 뱃속에 플라스틱과 고무밴드, 풍선 조각 등 각종 쓰레기가 가득 차 있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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