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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9.09 16:09 수정 : 2018.09.09 22:40

마윈 중국 알리바바 그룹 회장이 지난 1월24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다보스/AFP 연합뉴스

7일 ‘뉴욕 타임스’·8일 ‘SCMP’에 물러날 계획 밝혀
“교육에 초점 두고 더 많은 시간과 재산 쓰고 싶어”

마윈 중국 알리바바 그룹 회장이 지난 1월24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다보스/AFP 연합뉴스
중국 알리바바 그룹을 창업한 마윈 회장이 10일 54번째 생일에 젊은 경영진을 양성하기 위한 승계 계획을 발표한다. 지난 20년간 폭발적으로 성장한 중국 전자상거래 산업의 한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윈은 7일 <뉴욕 타임스> 인터뷰에서 “은퇴는 한 시대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교육에 초점을 두고 더 많은 시간과 재산을 쓰고 싶다”며 은퇴 후 계획을 밝혔다. 8일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에는 “알리바바의 구조와 기업 문화, 혼란을 일으키지 않고 떠날 수 있는 인재 시스템과 관리 방식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알리바바 대변인은 “은퇴라는 말은 문맥에서 벗어난 말이며, 젊은 세대를 양성할 승계 계획을 공개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마윈은 승계 계획을 진행하는 동안 점진적으로 은퇴를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영어 교사 출신인 그는 은퇴 뒤 교육, 환경, 자선 사업에 매진할 것이라고 여러 차례 말해왔다. 지난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도 “빌 게이츠한테 배울 게 많다”며 “어느 날 가르치는 자리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 ‘동네 교사들의 대변인’이라는 별명을 사용했고, ‘마 교사’로 일컬어진다.

1999년 항저우의 아파트 한 칸에서 자본금 6만달러(약 6744만원)로 전자상거래 사업에 뛰어든 그는 20년도 안 돼 알리바바를 4200억달러(472조8천억원) 규모의 중국 대표 그룹으로 성장시켰다. 임직원은 8만6천명에 이르고, 지난해 순이익은 102억달러(11조4648억원)였다. 사업은 온라인 결제(알리페이), 인공지능, 엔터테인먼트, 메신저 서비스 등으로 확대됐다. 마윈은 주식 6.4%를 소유하고 있으며, 개인 자산은 400억달러(44조9600억원)로 중국 최대 자산가다.

마윈은 이미 2013년 최고경영자(CEO) 자리는 넘겼지만 사실상 알리바바의 ‘얼굴’ 역할을 해왔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아시아 기업들의 전형적인 가족경영을 벗어나 창업자와 기업 경영을 분리해 지속 가능한 구조를 물려주려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알리바바는 12명의 상급 관리자가 각 분야를 관리하는 구조로 경영되고 있다.

마윈의 행보는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를 닮았다. 게이츠는 58살이던 2014년 회사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 자신과 아내의 이름을 딴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에 전념하고 있다. 마윈도 2014년 자기 이름을 딴 재단을 만들어 중국 전역의 시골 학교를 지원하고 있다.

중국 비즈니스 컨설턴트인 덩컨 클라크는 <뉴욕 타임스>에 “마윈은 중국의 폭발적인 인터넷시장 성장과 소비자 붐을 광범위하게 상징하는 인물”이라며 “그의 움직임이 중국 내 사업 환경 변화의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전자상거래 산업은 최근 시장 성장세 둔화와 정부의 개입, 미국과의 무역 전쟁으로 혼란기를 맞고 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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