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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8.17 14:45 수정 : 2018.08.17 20:50

18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시내의 전경.

치안 유지 목적으로 ‘슛 온 사이트’ 허용…잡범에게도 무분별 총격
인권단체 “스포츠게임 유치는 인권 포기 때만 가능한 것 아냐”

18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시내의 전경.

18일 아시안게임 개막을 앞둔 인도네시아가 대회 기간 중 ‘공공 안전’을 지키겠다는 명분으로 노상강도, 오토바이 날치기 등 잡범에게까지 무분별하게 총격을 가해 최소 31명이 사망했다고 국제앰네스티가 폭로했다.

16일 <가디언>을 보면, 국제앰네스티가 1월부터 8월까지 인도네시아 경찰의 수사 활동을 모니터링한 결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과 관련해 경찰이 살해한 범죄 용의자가 31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인권단체들은 이 기간 동안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경찰에 의해 살해된 시민이 77명으로 지난해보다 64% 증가했다고 했다. 국제앰네스티 인도네시아 지부 우스만 하미드 이사는 “국제 스포츠 행사를 개최하는 것이 인권을 포기할 때만 가능한 것은 아니다. 살인은 중단돼야 하고 모든 죽음은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는 18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열리는 아시안게임 기간 중 경찰과 군인 10만명을 배치해 치안을 유지하고 있다. 대회 기간에 1만2000명에 이르는 선수단이 자카르타와 팔렘방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관광객까지 합치면 이 기간 두 도시를 찾는 인원은 수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이들을 맞이하기 위해 환경 미화 작업과 관광 서비스 확충 등 만반의 준비를 했고, ‘범죄와의 전쟁’도 예고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 당국은 현장 요원들에게 “‘슛 온 사이트’(shoot on sight) 등을 통해 공공장소에서 위협감을 주는 범죄 행위에 대해 강력히 조처하라”고 지시했다. ‘슛 온 사이트’는 저항하는 용의자에게 즉시 사격을 허용하는 조처다. 이에 따라 지난달 열흘 동안에만 각종 범죄 용의자 최소 11명이 치명적 총상을 입었다. 티토 카르니아반 경찰청장은 지난달 30일 “그들(용의자)이 체포될 때 경찰과 싸우려 한다면, 망설이지 말고 그냥 쏘라”는 노골적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인권단체들은 인도네시아 경찰이 한층 강력해진 치안 유지 정책을 마치 ‘살인 면허증’을 가진 것으로 해석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페림 키네 휴먼라이츠워치 아시아 담당 부국장은 “아시안게임은 인류의 업적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다. 범죄 통제라는 이름으로 ‘살해하기 위한’ 정책을 제공하는 구실로 사용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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