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8.16 11:06
수정 : 2018.08.16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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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센 캄보디아 총리가 29일 칸달주 타크마우에서 총선 투표에 참여하고 있다. 훈센 총리 페이스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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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15일 공식 발표 “득표율 77%”
미국 정부, 고위급 비자 제재 예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축전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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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센 캄보디아 총리가 29일 칸달주 타크마우에서 총선 투표에 참여하고 있다. 훈센 총리 페이스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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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에서 최장기 독재를 이어가고 있는 훈센 총리의 캄보디아인민당(CPP)이 하원 내 125석을 전부 장악했다. 이로써 원내에 야당이 ‘전무’한 일당 독재가 실현됐다.
캄보디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대변인은 15일 집권 여당인 캄보디아인민당이 지난달 29일 치러진 총선에서 전체 690만표 가운데 480만표를 획득(득표율 77%)해 하원 내 125석 전석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캄보디아인민당은 지난 2월 상원 선거에서도 국왕이 지명하는 4석을 제외한 전석을 획득한 바 있다. 훈센 총리는 이날 “의회에 참가하는 정당의 수는 줄었지만, 정부는 외부와 대화의 장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훈센 총리는 지난 2013년 총선에서 정권을 견제하는 강력한 야당으로 떠오른 캄보디아구국당(CNRP·당시 득표율 45%)을 지난해 11월 해산한 뒤 이번 선거를 치렀다. 시민들은 훈센 총리의 야당 탄압과 독재 정치에 맞서 선거 보이콧 운동을 펼쳤다. 선관위는 이번 선거의 투표율이 무려 83%에 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권단체들은 정부가 유권자들을 협박한 가운데 60만명이나 되는 시민들이 무효표(총투표수의 8.4%)를 던진 이번 투표는 자유롭지도 공정하지 않았다며 재선거를 요구하고 있다. 캄보디아의 새 정부는 다음 달 구성될 예정이다.
선관위 발표 이후 국제 사회의 비난이 잇따랐다. 미국 정부는 수감 중인 캄보디아구국당의 켐 소카 대표 등 야당 정치범들의 석방을 요구하며 반민주적인 행동을 한 책임이 있는 캄보디아 개인들에 대한 비자 제재를 확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도 캄보디아에 적용 중인 우대 관세 폐지를 검토 중이다. 반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축전을 보내 “캄보디아는 정치적 안정과 빠른 경제 성장세를 달성했다. 캄보디아인민당이 계속 단결하고 시민들을 이끌어 캄보디아의 국가적 현실에 맞는 발전의 길을 이끌 것이라고 믿는다”고 치켜세웠다.
훈센 총리는 1970년대 170만명을 살상한 크메르루주 정권에 가담했으나, 결별한 뒤 1977년 베트남군과 함께 이를 쓰러뜨리는데 참여했다. 친베트남 정권에서 외무장관을 지낸 뒤 1985년에 총리가 됐다. 이후 33년간 캄보디아에서 철권통치를 휘두르고 있다. 지난해 “향후 10년을 더 집권하겠다”고 선언한 뒤 야당과 비판 언론을 탄압해왔다. 이번 선거 승리로 훈센 총리는 최소 2023년까지 캄보디아를 이끌 수 있게 된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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