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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8.13 22:35 수정 : 2018.08.13 22:37

13일 “등 뒤에서 동맹국을 칼로 찌른다”며 미국 맹비난
“금리상승 없다”는 실언으로 위기 키웠다는 지적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13일 터키 수도 앙카라에서 미국을 향해 “동맹국의 등에 칼을 꼽는다”며 맹 비난하고 있다. 앙카라/로이터 연합뉴스
리라화 폭락으로 통화위기에 빠진 터키에서 ‘독재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독설’이 이어지고 있다.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그의 외골수 정책으로 인해 터키 통화위기가 더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13일 수도 앙카라에서 열린 한 컨퍼런스에 참여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다시 한번 독설을 날렸다. 그는 미국을 향해 “당신들은 한쪽에선 전략적인 파트너처럼 행동하면서, 다른 쪽에서는 당신의 ‘전략적 파트너’에게 총을 쏘고 있다. 우리는 함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해 있다. 당신은 전략적 파트너의 등에 칼을 꼽았다. 그런 행동이 용납될 수 있냐”고 물었다.

터키는 세계 2차대전 종전 이후 중동에서 미국의 이해를 대변해 온 충실한 동맹국이었다. 그러나 터키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해 온 미국인 목사 앤드루 브런슨의 석방을 불허하면 뒤, 트럼프 대통령은 터키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를 2배로 올리라는 보복 조처를 취했다. 이후 고질적인 경상수지 적자와 과도한 해외 부채를 안고 있는 터키 리라화의 가치는 폭락했다. 이런 상태가 이어지면 터키가 곧 국가부도 사태에 빠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번 사태를 “경제적 테러”로 규정하며 “우리는 가라 않지 않을 것이고, 끝나지 않을 것이다. 터키 경제의 역동성은 단단하고 강하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외신들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실언이 리라화 가치 폭락에 불을 질렀다고 보고 있다.

대표적인 발언은 12일 나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12일 북동부 도시 트라비존에서 금리 상승은 절대 없을 것이라 호언장담했다. 보통, 한 나라 화폐의 가치가 하락할 경우 중앙은행은 정책금리를 올려 자금의 해외 유출을 막는다. 그러나 에르도안 대통령은 금리 상승이 국내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것을 우려해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에 따라 13일 외환시장에서 터키 리라화에 대한 투매가 이어졌다.

이와 관련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13일 “터키가 경제적으로 황폐화되길 바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모든 조처가 취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독선으로 인해 터키 중앙은행이 통화위기를 막기 위해 꼭 취해야 하는 선택을 하지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조언이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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