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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7.24 20:17 수정 : 2018.07.25 09:21

전날 밤 세피안 세남노이 댐 붕괴로 홍수가 덮친 하류 마을 주민들이 24일 지붕 위에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EPA 연합뉴스

아타푸주 세피안 세 남노이 수력발전소
SK건설·한국서부발전 합작 건설한 댐

전날 밤 세피안 세남노이 댐 붕괴로 홍수가 덮친 하류 마을 주민들이 24일 지붕 위에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EPA 연합뉴스

한국 기업들이 건설에 참여한 라오스 세피안 세남노이댐이 23일(현지시각) 붕괴해 하류 마을들을 휩쓸면서 적어도 수백명이 실종됐다고 현지 언론이 24일 보도했다.

댐이 붕괴된 라오스 남동부 아타푸주.
<라오스 통신>은 남동부 아타푸주에 있는 세피안 세남노이 수력발전댐의 보조댐이 전날 밤 8시께 붕괴해 50억㎥의 물이 인근 6개 마을로 쏟아졌다고 보도했다. 갑작스러운 홍수로 다수의 주민이 숨지고 수백명이 실종됐으며 6600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오스 당국은 군인과 경찰, 소방대원 등을 총동원해 구조와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에이비시 라오스>는 수위가 계속 높아지면서 보트를 이용해 주민들이 대피하고 있다고 전했다. 항공 사진을 보면, 온 마을이 흙탕물에 잠겨 지붕들만 간신히 보이는 곳도 있고, 주민들이 지붕 위에 고립돼 구조를 기다리는 모습도 보인다.

외신들은 700m 길이의 보조댐이 붕괴됐다고 전했다. 보조댐은 본댐이 방류한 물의 압력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댐 붕괴로 쏟아진 물의 양은 올림픽 규격 수영장 200만개분에 해당할 만큼 많다. 현지에 며칠간 쏟아진 폭우나 부실 공사가 원인일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410㎿ 용량의 이 댐은 메콩강 지류인 세남노이강에 있으며, 2013년 2월부터 한국 기업 에스케이(SK) 건설과 한국서부발전이 라오스 국영기업과 합작 법인을 만들어 건설에 들어갔다. 2019년 상업 운전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10억2000만달러(약 1조1572억원)가 투입됐으며, 한국 기업이 라오스에서 수행한 최초의 수익형 민간투자사업(BOT)이다.

24일 흙탕물에 잠긴 댐 하류 마을 집들이 지붕만 보이고 있다. AFP 연합뉴스
에스케이건설 관계자는 “하류 주민들에게 대피령이 내려진 상태에서 댐 붕괴로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확한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현지와 서울 본사에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으며, 안재현 사장이 현지로 출발했다고 밝혔다.

지난 수년간 현지 환경단체들은 세피안 세남노이 수력발전계획이 반환경적, 반인권적이란 이유로 우려를 나타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선 유상원조(EDCF) 중 하나인 이 사업이 환경영향평가를 제대로 받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최빈국으로 분류되는 라오스는 메콩강과 메콩강 지류가 흐르는 이점을 이용해 전기를 수출 주력 상품으로 선정했다. 원조를 받아 댐을 건설하고 전기를 만들어 인근 타이 등에 판매하는 식이다. 라오스 정부는 “아시아의 배터리”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혀왔다. 라오스 전역에는 39개의 수력발전소가 있고, 53개 이상의 발전소가 건설 중이거나 건설 계획이 마련된 상태다. 라오스는 수력발전으로 얻은 전기의 3분의 2를 수출하고 있으며, 이는 라오스 전체 수출액의 약 30%를 차지한다.

통룬 시술리트 라오스 총리는 24일 피해 지역인 사남사이를 방문했다. 지역 당국은 정부에 이재민들을 위한 옷과 음식, 식수와 의약품 등 구호 물품을 제공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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