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7.09 17:10
수정 : 2018.07.09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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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용기 참매 1호의 모습. 청와대 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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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동방경제포럼 참석 위한 예행 연습이라는 관측
방문 성사되면, 남북-러 경제 협력 돌파구 열리고
대립해 온 북-일 간 정상회담 전격 개최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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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용기 참매 1호의 모습. 청와대 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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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용기인 ‘참매 1호’(IL-62M)가 9일 평양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사이를 왕복 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정은 위원장의 9월 블라디보스토크 방문을 염두에 둔 예행 연습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9일 전 세계 항공기의 이동 경로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플라이트레이다24에 따르면, 참매 1호는 이날 오전 북한 동해 상공을 통해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해 약 3시간 체류한 뒤 같은 항로로 북한으로 돌아갔다. 북한 고려항공은 평양-블라디보스토크 노선의 정기편을 운항하지만, 이날 항공편은 그와 별도로 운항했다. 이 비행기에 김 위원장이 탑승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는다.
이에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5월31일 평양을 방문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을 통해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요청한 데 이어, 지난달 14일 2018년 러시아월드컵 개막식에 맞춰 모스크바를 찾은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통해서도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 때 러시아를 방문해주기를 요청한다”는 뜻을 재차 밝힌 바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라브로프 장관의 방북 사실을 전하며 그가 “푸틴 대통령의 친서를 정중히 전했다”고 밝혔지만,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초청했다는 사실과 이에 응할지 여부에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크렘린 쪽에서도 5일(현지시각) 푸틴 대통령의 “초청이 있었지만 아직 북한은 결정하고 있지 않다”고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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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 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 행사 중 아베 총리(왼쪽)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환담하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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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11~13일로 예정된 동방경제포럼 때 김 위원장이 참석하면 국제 다자외교 무대에 처음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된다. 이 포럼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참석이 사실상 예정돼 있고, 지난달 21~23일 러시아를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도 참석을 검토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이 회의에 참석하면 3차 남북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있다.
동방경제포럼은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극동 개발에 한·일 등 주변국들을 끌어내기 위해 2015년 창설한 회의체로 2016년엔 박근혜 전 대통령, 지난해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했다. 러시아는 남북와 블라디보스토크를 잇는 한반도 종단철도(TKR) 건설과 한-러를 잇는 천연가스관을 연결 사업에 큰 관심을 가져왔다. 김 위원장이 참석하면 그동안 정체 상태에 있던 남북과 러시아를 잇는 극동 개발 사업이 커다란 진전의 계기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포럼 참석은 일본에도 호재다. 일본은 김 위원장이 이번 포럼에 참석하면 아베 총리와 첫 북-일 정상회담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자신의 최대 관심사 가운데 하나인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열고 싶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밝혀왔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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