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7.08 14:46
수정 : 2018.07.09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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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 북부 치앙라이에서 8일 어린이들이 이 지역 동굴에 갇힌 유소년 축구팀의 건강한 귀환을 응원하기 위해 전시한 사진들을 바라보고 있다. 치앙라이/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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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만에 구조 시작
해군특수부대 대원 등 동굴 진입
헬기로 병원으로 이송 신체검사
산소 줄고 폭우 시작 위험 커지자
타이 당국, 신속한 구조 결정
테슬라·스페이스X팀 현장 파견
머스크 “공기 주입 나일론 튜브”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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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 북부 치앙라이에서 8일 어린이들이 이 지역 동굴에 갇힌 유소년 축구팀의 건강한 귀환을 응원하기 위해 전시한 사진들을 바라보고 있다. 치앙라이/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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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가 나왔다. 아이들은 현재 동굴 근처의 야전 병원에 있다.”
16일째 물이 불어난 치앙라이 매사이 지역 탐 루엉 동굴에 갇혀 있던 13명의 타이 유소년 축구팀을 꺼내기 위한 ‘세기의 구조 작업’이 8일 시작돼 최소 4명이 안전하게 구조됐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은 이날 오전 10시(현지시각)께 외국인 잠수부 13명과 타이 해군 특수부대 대원 5명 등이 팀을 이뤄 동굴에 진입해 구조 작업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오후 늦게 애타게 기다리던 첫 소식이 전해졌다. 또사텝 분통 치앙라이 보건국장은 “현재 (구조된) 아이들이 (야전병원에서) 신체 검사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곧이어 1차로 구조된 아이들이 헬기를 통해 병원으로 이송됐다는 속보가 이어졌다. <아에프페>(APF) 통신은 타이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지금까지 네 명의 아이들이 동굴 밖으로 나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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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된 유소년 축구팀을 구하기 위해 모인 타이 구조대원들이 8일 오전 치앙라이 매사이 탐 루엉 동굴로 진입하기 위해 가려진 천막 안으로 들어서고 있다. 치앙라이/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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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나롱삭 오솟타나꼰 전 치앙라이 주지사는 “오늘이 디데이”라며 “날씨와 (동굴 내 수로의) 수위가 좋다. 소년들도 정신적, 육체적으로 나올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이날 아침부터 취재진 1000여명의 동굴 접근이 차단됐고, 잠수부와 의료진 등 수십명이 구조 상황을 살폈다. 타이 해군은 에스엔에스(SNS)에 “타이팀과 국제팀이 함께 ‘무파’를 집으로 데리고 올 것”이라고 적었다. 무파는 소년들이 속한 축구팀 이름으로 야생 멧돼지라는 뜻이다.
구조 작업은 소년 한 명에 두 명의 잠수부가 붙어 탈출을 돕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소년들과 코치를 총 4개 그룹으로 나눠 차례로 동굴을 빠져나오도록 돕고 있다. 소년들이 직접 동굴에 고인 물을 헤엄쳐 나오게 하는 구조 방법에 대해 우려하는 의견도 있었지만, 동굴 내 산소 농도가 떨어지고 있는데다 폭우가 다시 시작돼 신속한 구조가 결정됐다.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와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엑스(X) 기술팀도 구조를 돕기 위해 치앙라이로 떠났다. <에이피>(AP) 통신은 머스크가 회사 기술팀과 터널 굴착 업체 보링컴퍼니 등을 보내 구조 작업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머스크는 에스엔에스에 “지름 1m짜리 나일론 소재 튜브를 동굴에 넣어 공기를 주입한 뒤 에어 터널처럼 만들자”고 제안했다. 그는 이어 “타이에서 더 좋은 피드백을 받았다”며 “1차 경로는 팰컨 로켓의 액체 산소 전달 튜브를 이용하는 어린이 사이즈의 잠수함을 쓰는 것이다. 잠수부 2명이 운반할 정도로 가볍고, 좁은 틈도 통과할 만큼 작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 기기가 활용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치앙라이 유소년 축구팀의 11~16살 소년 12명과 에까뽄 찬따웡(25) 코치는 지난달 23일 동굴에 놀러갔다가 폭우로 갑작스레 동굴 내 수위가 올라가는 바람에 고립됐다. 9일 만에 생존이 확인됐지만, 불어난 물 탓에 빠져나오지 못한 채 음식 등을 공급받으며 최적의 구조 시기를 기다려왔다. 이런 가운데 6일 작업에 투입된 전직 타이 해군 대원 한 명이 잠수 중 산소통 내 산소 부족으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수도승 출신의 코치 찬따웡은 고립돼 있던 시간 동안 소년들에게 힘을 아끼는 방법과 명상을 가르치면서 공포를 이겨내도록 도운 것으로 전해졌다. 10살 때 부모를 잃은 그는 할머니 손에 자랐는데, 수도승이 됐다가 할머니를 돌보려고 환속해 축구팀 코치로 일해왔다. 그는 구조대원에게 전달한 편지에서 “모든 부모에게 아이들을 모두 건강하게, 최선을 다해 보살피겠다고 약속한다. 지원에 감사하며 부모들에게 사과한다”고 전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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