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7.03 09:08
수정 : 2018.07.03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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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 치앙라이 유소년 축구팀 가족들이 2일 10일 만에 전해진 자녀들의 기적적인 생존 소식을 듣고 환하게 웃고 있다. 매사이/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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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앙라이 탐 루엉 동굴서 영국인 잠수부가 확인
“배고프다고 전해달라…오늘 무슨 요일이냐” 물어…무사한 상태
정부, 응급 처치 후 식량 제공하고 동굴 밖으로 이동시킬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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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 치앙라이 유소년 축구팀 가족들이 2일 10일 만에 전해진 자녀들의 기적적인 생존 소식을 듣고 환하게 웃고 있다. 매사이/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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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일 타이 북부 치앙라이의 한 동굴에서 실종된 지역 유소년 축구팀 선수들과 코치가 10일 만에 기적적으로 생존해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엔엔>(CNN) 방송은 2일 영국인 잠수부 2명이 치앙라이 매사이 지구 탐 루엉 동굴에서 사라진 11∼16살 유소년 축구팀 선수 12명과 25살 코치 1명 등 13명이 건강하게 살아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폭우로 수로 수위가 높아지면서 탈출하지 못하고 고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동굴 내 몸을 피할 수 있는 ‘파타야 비치’에 있을 것으로 예상했던 이들은 그로부터 400여m 떨어진 고지대에서 발견됐다.
타이 해군이 공개한 에스엔에스(SNS) 영상을 보면 잠수부가 영어로 “몇 명이 있냐”고 묻고, 소년 중 한 명이 “13명이 있다”고 대답한다. 잠수부는 “많은 사람이 오고 있다. 괜찮다”고 안심시킨다. 한 소년은 “그들에게 우리가 배고프다고 말해달라”고 했고, 또 다른 소년은 “오늘이 무슨 요일이냐”고 묻기도 했다. 잠수부는 “월요일이다. 10일이나 됐다. 너희들은 아주 강하다”고 했다. 소년들은 지친 기색이 역력하지만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보이며, 잠수부와 간단한 대화를 이어나가는 것도 문제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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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 해군 페이스북 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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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팀이 사라진 뒤 타이 정부는 해군 잠수대원, 경찰, 군인, 국경수비대 등 1000명을 동원해 이들을 찾아 나섰다.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 소속 구조대원, 영국 동굴탐사 전문가, 중국 동굴 구조 전문가, 필리핀, 미얀마, 라오스 구조대도 힘을 보태 수색에 동참해왔다.
이들의 생사를 확인한 가족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12살 몽콜의 어머니인 틴나콘 분피엠은 “너무 기쁘다”면서 “그가 육체적 정신적으로 적당한 상태에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또 다른 생존자 가족은 현지 언론 기자의 질문에 “어떤 말도 할 수 없을 만큼 행복하다”면서 눈물을 흘렸다.
나롱싹 오소따나꼰 치앙라이 지사는 “13명 모두 안전한 것으로 확인했고, 잠수가 가능한 의사가 동굴로 들어가 건강상태를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체력이 바닥났을 것을 대비해 응급 처치를 먼저 한 뒤 식량을 제공하면서 동굴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여전히 폭우로 동굴 안에 잠겨 있어 최악의 경우 이들이 다이빙을 해 밖으로 빠져나와야 할 수 있다고 <시엔엔>은 덧붙였다.
쁘라윳 짠 오차 타이 총리는 성명을 내어 “타이 정부와 국민은 국제사회의 대대적인 지원과 협조에 감사의 뜻을 표한다. 또 생존 확인된 소년들과 코치가 안전하게 회복돼 돌아오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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