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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11.27 17:24 수정 : 2017.11.27 22:23

프란치스코 교황(왼쪽)이 27일 미얀마 양곤국제공항에 도착해 전통복장을 한 미얀마 어린이들로부터 환영받고 있다. EPA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미얀마 방문 첫날 군최고사령관 등 회동
“변화의 시기에 미얀마 당국의 책임에 관해 논의”
국제적 이슈 된 로힝야족 탄압 문제 논의한 듯
교황, 로힝야족 문제 어떤 식으로 언급할지도 주목
아웅산 수치 면담 뒤 방글라에서 난민 대표 만나기로

프란치스코 교황(왼쪽)이 27일 미얀마 양곤국제공항에 도착해 전통복장을 한 미얀마 어린이들로부터 환영받고 있다. EPA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미얀마 방문 첫날인 27일 로힝야족 탄압을 주도한 군부 지도자들을 만났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오후 양곤국제공항에 도착해 3박4일간의 미얀마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가톨릭교도들의 환영을 받은 교황은 숙소로 향했다. 이곳을 민 아웅 흘라잉 군 최고사령관을 비롯한 미얀마 군 지도부가 방문했다. <에이피>(AP) 통신은 교황청 대변인이 “프란치스코 교황과 미얀마 군 지휘부는 이 변화의 시기에 (미얀마) 당국의 중대한 책임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교황과 미얀마 군부는 최소 1천명이 사망하고 60만명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대피한 로힝야족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교황은 애초 미얀마 군 지휘부를 30일에 만날 예정이었다. 군 지휘부가 일정을 앞당겨 교황을 만나러 온 것은 국제사회의 압박을 받는 미얀마 당국이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서겠다는 제스처로 보인다.

교황의 방문을 놓고 그가 로힝야족 사태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도 주목받고 있다. 로힝야족 사태에 대해 발언해온 교황은 미얀마 방문 뒤 사흘간의 방글라데시 방문 중 로힝야 난민 대표들을 만날 예정이다.

외신들은 미얀마의 가톨릭 신자들이 교황이 이 문제를 어떻게 언급할지 불안감을 갖고 지켜본다고 전했다. 미얀마 가톨릭의 최고 성직자인 찰스 마웅 보 추기경은 교황이 “로힝야족”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요청한 상태다. 미얀마에서는 ‘로힝야’라는 민족 정체성이 언급하는 것조차 정치적 논쟁 대상이기 때문이다. 로힝야족은 자신들이 조상 때부터 미얀마에 뿌리내린 민족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군부는 미얀마에 ‘로힝야’라는 소수민족은 없고, 이들을 방글라데시에서 최근에 이주한 사람이라는 뜻으로 “벵골인”(Bengali)이라고 칭한다. 당국의 로힝야족에 대한 정체성 부정은 1982년 이들의 시민권을 박탈한 배경이 됐다.

불교도가 90%에 이르는 미얀마에서 가톨릭교도는 1%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교황이 민감한 사안을 어떤 식으로 언급하느냐에 따라 가톨릭교도들에 대한 탄압이 가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가디언>은 미얀마 가톨릭 신자들이 로힝야를 동정하면서도, 교황이 이 문제를 언급하면 자신들이 공격 대상이 될 것을 두려워한다고 전했다. 교황이 로힝야족을 “로힝야로 알려진 형제자매들” 혹은 “스스로를 로힝야라고 지칭하는 사람들”이라는 식으로 순화해서 표현하는 방법도 제시됐다고 한다. <뉴욕 타임스>는 “교황이 딜레마에 처했다”고 분석했다.

교황은 28일에는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을 만난다.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에 사는 무슬림들인 로힝야족은 정부군이 로힝야족 일부의 경찰서 습격을 이유로 8월부터 소탕전을 본격화하면서 60만명 이상이 방글라데시로 도피했다. 미얀마와 방글라데시 정부는 최근 로힝야 난민들의 송환을 2개월 안에 시작하자고 합의했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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