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8.14 17:23
수정 : 2017.08.14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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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너비 조이스 오스트레일리아 부총리 겸 농업장관. 조이스 인스타그램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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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너비 조이스 부총리 겸 농업장관, 뉴질랜드 이중국적 드러나
조이스 “법적 해석 나올 때까지 직 유지할 것”
한 달 새 의원 4명 이중국적 문제로 잇따라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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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너비 조이스 오스트레일리아 부총리 겸 농업장관. 조이스 인스타그램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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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의원들의 이중국적 문제가 잇따라 드러나며 혼란을 겪고 있는 오스트레일리아(호주) 의회에서 행정부 서열 2위인 바너비 조이스 부총리 겸 농업장관도 뉴질랜드 국적을 가지고 있던 것으로 14일 드러났다. 조이스 부총리는 2004년부터 의원직을 가졌으나 국적 문제가 불거진 적은 없었다. 이번 사태는 집권 연립여당의 위기로까지 확산될 조짐이라고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보도했다.
조이스 부총리는 이날 “내가 다른 나라 시민권을 가지고 있을 거라 믿을만한 이유가 결코 없었다”며 “부모님이나 내가 뉴질랜드 시민권을 획득하기 위해 어떤 과정을 밟은 적이 없고, 뉴질랜드 정부 또한 시민권자로서 내게 어떤 등록 절차를 요구하지도 않았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또 고등법원에 해석을 요청하면서 “내겐 강력한 논거가 있다. 법적 해석이 나올 때까지 직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질랜드에서 태어난 조이스 총리의 아버지 제임스 조이스는 1947년 오스트레일리아로 넘어왔고, 67년 뉴사우스웨일스주 탬워스에서 조이스를 낳았다. <시드니 모닝 헤럴드> 취재 결과 1948년 제정된 뉴질랜드 시민권법을 보면, 1949년부터 1978년 사이 시민권자인 아버지로부터 태어난 사람은 자동으로 같은 시민권을 갖게 된다. 제임스 조이스가 뉴질랜드 국적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면, 조이스 부총리는 여전히 뉴질랜드 시민권자일 가능성이 크다.
맬컴 턴불 총리는 이날 제1야당인 노동당 대표 빌 쇼튼 대표에게 서한을 보내 “제44조(국적법)의 의미를 분명히 하자”며 “외국 태생의 부모를 가진 호주인의 절반은 무의식중에 이중 국적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불확실성을 해결하자”고 제안했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선 지난 한 달간 이중 국적 문제로 의원 4명이 직을 내려놓거나, 이에 대한 법원의 해석을 요청한 상태다. 헌법상 이중 국적자는 연방 의원직에 도전할 수 없다고 명시돼있지만, 전체 인구의 3분의 1 가량이 타국에서 출생했을만큼 이민자가 많은 오스트레일리아에선 그간 이중 국적에 대한 검증 자체가 드물었다. 문제가 된 의원들도 자동으로 국적을 갖게 되는 일부 국가의 법을 인지하지 못했거나, 과거 부모가 다른 나라 국적을 가지고 있던 상황에서 이를 모른채 정계에 진출한 사례였다. 지난달 14일 녹색당 스콧 러들램 연방 상원의원이 뉴질랜드 이중국적 보유로 자리에서 물러난 것을 시작으로, 나흘 후엔 같은 당 부당수였던 라리사 워터스 상원의원이, 25일에는 자원담당 장관인 매슈 카나반 상원의원이 각각 캐나다와 이탈리아의 국적을 함께 가지고 있다며 의원직을 사퇴했다. 27일에는 맬컴 로버츠 상원의원이 영국과 호주 국적을 모두 가지고 있던 사실이 드러났다. 카나반 의원과 로버츠 의원은 현재 의원직 유지에 대한 고등법원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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