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기 제외 가장 강한 폭탄…실전 사용 처음
시리아 공격 일주일만에 거듭 무력 사용
아프간 정부 “IS 36명 사망…민간인 사상 없어”
트럼프 고립주의 탈피 관측 강화…‘북한·시리아에 메시지’ 해석도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내 이슬람국가(IS) 근거지에 ‘모든 폭탄의 어머니’라 불리는 대형 폭탄을 투하했다. 핵무기가 아닌 무기 중 가장 강력한 폭탄으로 꼽히는 ‘GBU-43/B'다. 미국이 시리아에 미사일 공격을 한 지 일주일 만이다.
미 국방부는 13일 아프간 동부 낭가르하르주 아친 지구의 한 동굴 지역에 공습을 가했다고 발표했다. 공습 시점은 아프간 시각으로 오후 7시32분이었다. 미 국방부는 폭탄을 투하한 곳이 이슬람국가 소속 전투원들의 근거지로 보인다고 설명했고, 폭탄 투하 전 주민들의 피해를 막기 위한 “모든 예방 조치”를 취했다고 주장했다.
낭가르하르주는 이슬람국가 조직원들과 아프간 정부군 및 미군 간에 교전이 벌어지는 지역이다. 미 국방부는 이번 공습의 목적에 대해 미군과 아프간군의 작전 위험을 최소화하고, 이슬람국가의 활동을 제약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이피>(AP) 통신은 아프가니스탄 정부를 인용해 이날 미국의 공격으로 이슬람국가 전투원 36명이 사망했고 민간인 사상자는 없었다고 보도했다.
애덤 스텀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시엔엔>(CNN) 등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투하된 폭탄의 종류는 ‘모든 폭탄의 어머니(Mother of All bombs, MOAB)'로 불리는 ‘GBU-43/B'이며, 미 공군의 MC-130 수송기를 통해 투하됐다고 밝혔다. 이 폭탄은 베트남전과 걸프전에서 사용된 BLU-82, 일명 ‘데이지 커터'를 개량한 것으로, 길이 9m, 무게 9800㎏인 초대형 폭탄이다. TNT 18000파운드의 강력한 폭발력으로 지하시설이나 터널을 파괴하는 데 주로 사용되며, 핵 폭발을 방불케하는 버섯구름이 치솟는다. 이 폭탄이 실전에 사용되기는 처음이다. 때문에 이번 공습은 단순한 전술적 목적이 아닌 무력 과시 성격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2번째 무력 사용으로 기록될 이번 공격은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정책 노선이 ‘고립주의'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관측을 강화함과 동시에 북한, 시리아 등에 보내는 ‘다목적 경고’로 해석되기도 한다. 이날 트럼프는 ‘이번 공습이 북한에 대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냐'는 질문에 “메시지를 보낸 것인지 모르겠다. 그렇든 아니든 아무 차이가 없다”며 “북한은 문제이고 그 문제는 처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어 “나는 중국이 매우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나는 시진핑 주석을 매우 좋아하고 존경하게 됐다. 그는 훌륭한 인물이고 특별한 사람이다. 매우 열심히 노력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아프간 공격에 대해서는 “우리 군대가 매우 자랑스럽다. 이는 매우, 매우 성공적인 성과였다”고 답했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미국 국방부가 13일(현지시각) 아프가니스탄에서 투하한 GBU-43 폭탄. 핵무기 이외에 가장 강력한 폭탄으로 ‘폭탄의 어머니’(MOAB)로 불리는 GBU-43을 미군이 실전에서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은 미국 플로리다주 에그린 공군기지가 제공한 GBU-43B. 연합뉴스
|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