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4.06 17:11
수정 : 2017.04.06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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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와 인터뷰 중인 아웅산 수치(오른쪽). BBC 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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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인터뷰에서 무슬림 소수민족 탄압에 대한 시각 밝혀
국제적 비난…최근 보궐선거선 소수민족 지역서 참패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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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와 인터뷰 중인 아웅산 수치(오른쪽). BBC 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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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미얀마 실권자인 아웅산 수치가 자국 내 소수민족 인권에 대한 무감각을 드러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자문역은 6일 방영된 <비비시>(BBC)와의 인터뷰에서 라킨 지방에서 일어난 이슬람계 소수민족 로힝야족에 대한 탄압에 대해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을 인종청소라고 표현하는 것은 너무 과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로힝야족에 대한) 인종청소가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적대적 행위가 많이 일어나고 있다고는 본다. 인종청소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 다른 편에 선 사람들의 문제고, 우리는 이 분열을 종식시키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0월 일부 로힝야족이 가담한 것으로 보이는 국경 초소 습격 사건으로 경찰 9명이 사망하자, 미얀마 군부는 로힝야족 민간인 학살과 성폭행 등을 저지르며 탄압에 나섰다. 최근까지 7만명가량의 로힝야족이 방글라데시로 피신한 것으로 추산된다. 불교도가 주류인 미얀마에서 이슬람을 믿는 로힝야족은 소수민족이 아닌 ‘방글라데시에서 온 불법 이민자’로 차별을 받아 왔다.
수치는 인터뷰에서 “그들(군인들)이 성폭행과 약탈, 고문을 자행할 자유를 가진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그들은 헌법에 따라 자유롭게 전투할 수 있다. 군의 문제는 군부에 맡겨야 한다”며 군부를 두둔하는 태도를 보였다. 미얀마 군부는 군사독재 시절 만든 헌법에 따라 상·하원 의석의 4분의 1과 치안 관련 부처의 통제권을 쥐고 있다.
로힝야족 학살로 수치는 대내외적 비난에 직면한 상태다. 지난달 유엔 미얀마 인권특별보고관은 이 사건을 반인권 범죄로 규정하고 수치 정부가 책임질 것을 촉구했다. 지난 1일 치러진 미얀마 연방·지방의원 보궐선거에서 수치가 이끄는 집권당 민족민주동맹(NLD)은 소수민족 거주 지역에서는 참패하기도 했다.
<비비시>는 수치와의 인터뷰를 보도하며 “로힝야족처럼 군부 집권 아래 시민권을 인정받지 못한 이들에게 시민권을 주는 것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며 “최근 수치는 7년 전 (가택연금에서) 풀려났을 당시 전 세계가 환호하던 아이콘보다는 비정한 정치인에 가깝다는 비난에 직면하며 언론을 경계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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