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12.23 11:46
수정 : 2016.12.23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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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노동자들이 수도 콜롬보에서 지난 15일 세계 최고 높이 크리스마스 트리를 세우는 작업을 하고 있다. 콜롬보/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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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종교간 화합 목적으로
높이 100m로 설계 인조 트리
호주에서는 테러 기도 혐의자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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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노동자들이 수도 콜롬보에서 지난 15일 세계 최고 높이 크리스마스 트리를 세우는 작업을 하고 있다. 콜롬보/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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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인들이 민족과 종교간 화합을 위해 세계 최고 높이의 크리스마스 트리를 세운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스리랑카인들이 수도 콜롬보 해변에 22일 기준으로 크리스마스 트리를 높이 200피트(60.96m)까지 세웠다고 전했다. 설계 상으로는 높이 325피트(약 99m)에 달하는 거대 트리이며, 22일까지 올린 200피트만으로도 이전까지 세계 최고 트리였던 중국 광저우 설치 트리(높이 180.4피트)를 이미 넘어섰다. 스리랑카가 만들고 있는 인조 크리스마스 트리를 완성하려면 철근 30t과 수백m의 전선이 필요하다. 날마다 노동자와 자원봉사자 150여명이 트리 세우는 일에 매달리고 있으며, 필요한 자재는 스리랑카 기업들이 기부했는데 돈으로 따지면 20만달러(약 2억5000만원)에 해당한다.
스리랑카인 다수는 불교도 싱할리족이며 기독교 인구는 전체 7%에 지나지 않지만, 오랜 내전으로 격화된 사회적 갈등을 치유하자는 목적에서 크리마스 트리가 건립되고 있다.
크리스마스 트리 세우기에 앞장서고 있는 이는 스타 크리켓 선수 출신 항만장관인 아르주나 라나퉁가(53)다. 라나퉁가는 1996년 스리랑카가 파키스탄 라호르에서 열린 크리켓 월드컵 결승에서 우승했을 때 팀의 주장이었다. 1996년 당시 스리랑카는 북부 소수민족 타밀족 반군과 내전 상태였는데, 당시 스리랑카 정부는 크리켓 결승전을 무사히 치르기 위해서 타밀반군과 휴전을 했다. 라나퉁가는 당시 휴전 합의로 인생 가장 빛나는 시기를 맞을 수 있었다. 그는 “우리는 스리랑카인들이 함께 모여 무언가를 성취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스리랑카는 지난 2009년 25년동안 계속된 타밀반군과 내전에서 승리했지만, 7만명 이상 희생된 내전의 상처는 여전하다. 또한, 불교 극단주의자들의 무슬림 및 기독교에 대한 공격도 사회문제다.
스리랑카 크리스마스 트리 세우기 계획은 한때 중단됐던 계획이었다. 이달 초 스리랑카 가톨릭 수장인 맬컴 란지트 주교가 트리 건축에 쓰이는 자재비 20만달러를 차라리 가난한 이들에게 사용하는 편이 낫다고 비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라닐 위크레메싱헤 스리랑카 총리가 개입하며 상황이 바뀌었다. 위크레메싱헤 총리는 란지트 주교를 만나 설득했고, 공사는 지난 15일 재개됐다. 트리에 산타클로스 장식 20개 그리고 3만개의 전구가 달리고 있다. 스리랑카 정부는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크리스마스 트리에 불을 밝힐 예정이다. 기네스는 스리랑카 크리스마스 트리를 세계 최고 높이로 인증하는 절차를 진행중이다.
세계 곳곳은 지난 19일 일어난 베를린 크리스마스 시장 테러로 뒤숭숭하다. 오스트레일리아 제2의 도시 멜버른에서는 경찰이 테러 기도 혐의로 7명을 체포했다. 맬컴 턴벨 오스트레일리아 총리는 “이슬람 테러 기도였다”고 말했다. 오스트레일리아 경찰은 이들이 크리스마스에 광장과 역 그리고 성당에서 테러를 벌일 예정이었다고 밝혔다.
독일 정부는 크리스마스 시장 테러 용의자로 추적중인 튀니지 출신 난민 아니스 암리(24)의 지문이 시장으로 돌진했던 트럭의 운전석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토마스 데마지에레 내무장관은 암리가 테러를 벌인 “범인이라는 정보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런던 시민들은 평소대로 크리스마스를 보내야 한다”며 “테러리스트들에게 겁먹지 않았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자”고 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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