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10.18 16:31
수정 : 2016.10.18 21:16
두테르테, 18일부터 중국 방문
“우리를 도울 수 있는 것은 중국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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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나이를 방문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17일 환영행사에 나온 의장대에 거수 경례를 하는 브루나이의 술탄 핫사날 볼키아와는 달리 고개를 숙여 답례하고 있다. 반다르스리브가완/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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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18일 400명의 기업인들과 함께 중국 방문에 나섰다. 그는 중국 및 러시아와 군사훈련을 하겠다고 밝히는 등 필리핀 외교의 전환을 시사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날 베이징에 도착해 4일간의 중국 방문에 들어갔다. 그는 2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한다. 두테르테는 중국 방문에 앞서 홍콩의 <펑황텔레비전>과의 회견에서 중국 및 러시아와의 합동군사훈련 실시 여부에 대한 질문에 “그렇다. 그렇게 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중국 방문에서 중국제 무기를 큰 규모는 아니지만 구매할 의사가 있다고 과거의 입장을 다시 확인했다. 그는 테러에 대처하기 위한 소형 고속공격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중국이 우리의 이런 노력을 도와주지 않는다면, 테러와의 싸움에서 힘든 시간을 가질 것이다”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특히 “미국에게는 필리핀 병사들과 놀 시간을 충분히 줬다”며 지난주 끝난 미-필 합동군사훈련에 대해 “이번이 마지막이다. 이건 예정된 것이다. 내 병사들이 수모를 당하기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의 회견에서는 “우리를 도울 수 있는 것은 중국뿐이다”며 “중국을 결코 비판하지 않았다. 조용히 우리를 도왔다”고 말했다.
미국은 두테르테의 ‘마약과의 전쟁’이 인권침해라고 비판한 데 비해, 중국은 이를 비판하지 않았다. 특히, 중국은 최근 필리핀의 주요 수출품 중의 하나인 바나나에 대한 수입 규제를 완화하는 등 필리핀에 대해 적극적인 호혜조처를 취해왔다.
양국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필리핀 농산물의 대중국 수출 회복, 필리핀의 불법마약 전쟁에 대한 중국의 지지, 관광 증진, 해상에서의 오해 방지를 위한 해안경비 협력 등을 언급하는 공동성명을 필리핀이 제안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양국의 최대 논란거리인 남중국해의 영유권 문제가 이 성명에 어떻게 반영될지는 불투명하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와 관련해 두테르테 대통령은 16일 어떠한 주권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영유권을 인정하지 않은 지난 7월 국제 상설중재재판소의 판결을 중국 지도자들에게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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