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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9.21 10:17 수정 : 2016.09.21 10:27

마약거래상 “데리마에게 뇌물줬다”고 증언
데리마는 법사위원장에서도 불신임당해
점입가경의 두테르테의 마약과의 전쟁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마약과의 전쟁 정책을 비난하던 레일라 데리마 상원의원이 20일 상원 법사위원장 불신임을 당한 뒤 상원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마닐라/AP 연합뉴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초법적인 마약과의 전쟁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두테르테의 마약과의 전쟁의 인권침해를 비난하던 레일라 데리마 상원의원이 마약상으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증언이 나오는 등 전방위적인 흙탕물 튀기기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마약거래로 종신형을 선고받은 마약거래상 헤르베르트 콜랑고는 20일 필리핀 하원 법사위에 출석해 데리마 상원의원이 법무장관으로 재직하던 때 300만페소(6만2700달러)를 뇌물로 줬다고 증언했다.

전임 정부에서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법무장관으로 재직했던 데리마 의원은 즉각 상원 연설에서 “내가 마약 두목과의 유착범이라는 대통령의 말을 정당화”하려고 범죄자들을 이용하고 있다고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전날 상원 법사위는 법사위원장인 데리마를 불신임투표에 붙여, 16 대 4로 가결했다.

콜랑고는 의회 증언에서 자신이 데리마와 교도소 간부들에게 뇌물을 줘서 수감 생활 중에도 마약 사업 등 자신의 사업을 계속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수감된 마닐라 교외의 뉴빌리비드 교도소에 매춘 여성들을 몰래 들여와 매춘 사업을 벌였다고도 증언했다.

2차 대전 뒤 지어진 6000여명을 수감할 수 있는 이 교도소는 현재 1만6000여명이 수감되어 있으며, 그 중 25%는 마약사범이다. 콜랑고는 이 교도소를 “라스베이거스”라고 칭하며, 그 교도소에서 노래 음반도 취입했다.

콜랑고에 의해 뇌물사범으로 몰린 데리마 의원은 최근 법사위에서 두테르테의 마약과의 전쟁의 인권유린 실태를 조사해, 두테르테와 격렬한 대립을 벌여왔다. 데리마가 지난주 소환한 한 증인은 두테르테가 다바오 시장 시절 펼친 마약 소탕 작전 때 암살단을 만들어 마약사범들을 죽였으며, 자신이 그 암살단의 일원이었다고 폭로했다.

두테르테는 데리마가 운전기사와 바람을 피웠고 거물 마약상들의 돈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내가 그였다면 목을 맬 것”이라고 비난했다.

두테르테의 이런 비난은 19일 상원에서 두테르테를 지지하는 의원들의 불신임 투표로 데리마를 거세하려는 본격적 움직임으로 바뀌었다.

비탈리아노 아퀴레 법무장관도 수감 중인 마약상으로부터 데리마 의원이 법무장관으로 일할 때 매달 300만페소를 줬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법무장관의 이런 발언에 따라 필리핀 수사기관들이 데리마의 뇌물 혐의를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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