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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9.04 22:05 수정 : 2016.09.04 22:05

“안정 통치” “자국민 탄압” 엇갈려
아프간 접경국이라 미·러 등 주시

중앙아시아의 우즈베키스탄을 사반세기 동안 철권통치했던 이슬람 카리모프 전 대통령의 장례식이 3일 열렸다. 독재자의 사망 이후 우즈베크의 권력이 어떻게 바뀔지에 미국과 러시아 등의 관심이 크다.

우즈베크 정부는 지난 2일 올해 78살인 카리모프 대통령이 숨졌다고 공식 발표했다. 카리모프는 자신의 고향이자 티무르 제국의 수도였던 사마르칸트에 묻혔다.

우즈베크는 인구 2800만명으로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인구가 많고 티무르 제국이 있었던 유서 깊은 나라다.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 때문에 오랜 내전을 겪고 있는 아프가니스탄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고, 우즈베크가 이슬람 극단주의를 막는 방파제 구실을 해 미국과 러시아는 우즈베크에 공을 들였다.

카리모프에 대해서는 다민족국가인 우즈베크를 큰 혼란 없이 통치한 인물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자신의 국민에게도 총부리를 들이댄 무자비한 독재자였다는 비판이 많다.

어린 시절 고아원에서 자란 카리모프는 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한 뒤 우즈베크 공산당에 입당해 옛 소련 말기인 1989년 우즈베크 공산당 서기장에 올랐다. 1991년 옛 소련에서 쿠데타가 일어나고 체제가 붕괴하자 독립을 선언했다. 이후 선거를 통해 재선을 거듭했지만, 선거들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치러졌다고 믿는 이는 거의 없다. 지난해 선거에서 카리모프의 득표율은 90.4%였다.

카리모프 치하에서 가장 악명 높았던 인권침해 논란은 2005년에 벌어진 안디잔 학살이다. 정부는 동부 안디잔에서 반정부 시위가 발생하자 기관총과 장갑차를 동원해 비무장 시민들을 살해했다. 정부는 187명이 이때 숨졌다고 발표했지만, 최소 1500~2000명이 숨졌다는 주장도 있다.

강대국들은 우즈베크의 지정학적 중요성 때문에 비판이나 제재에 소극적이었다. 미국은 조지 부시 정권 때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하면서 우즈베크의 공군기지를 사용했는데, 우즈베크 정부는 미국이 2005년 안디잔 학살을 비판하자 기지에서 미군을 쫓아냈다. 다만, 카리모프 정권은 이후 우즈베크를 통한 미군의 아프간 물자 수송 등은 허용했다. 미국도 안디잔 학살 뒤 무기 수출 금수 조처를 내렸으나 몇년 뒤 해제했다. 러시아도 우즈베크가 지나치게 친서방으로 흐르는 것을 우려했으며, 중국은 우즈베크 내 위구르족이 이슬람 극단주의에 가담해, 자국내 위구르족을 자극하는 것을 경계해왔다.

카리모프 이후 우즈베크 권력 구조 변화에 대해서는 여러 분석이 나온다.

유력한 것은 이웃 투르크메니스탄에서처럼 내부 권력자들이 막후 협상을 통해 새로운 권력자를 세우는 시나리오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유력한 승계 대상자로 샵카트 미르지요예프 총리, 루스탐 아지모프 부총리, 카리모프의 둘째 딸 롤라의 남편인 티무르 틸랴예프 등이 꼽힌다고 전했다. 또 루스탐 이노야토프(72) 국가보안국 국장은 막후 조정자 역할을 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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