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6.15 16:51
수정 : 2016.06.15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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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장애인권리협약 위원회에서 지적장애인으로는 처음으로 위원으로 선출된 로버트 마틴의 모습. 사진은 지난 2008년 마틴이 뉴욕 유엔본부에서 장애인권리협약 발효 때 연설을 하던 모습이다. 뉴욕/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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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출신 로버트 마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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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장애인권리협약 위원회에서 지적장애인으로는 처음으로 위원으로 선출된 로버트 마틴의 모습. 사진은 지난 2008년 마틴이 뉴욕 유엔본부에서 장애인권리협약 발효 때 연설을 하던 모습이다. 뉴욕/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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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장애인권리협약 위원회에서 처음으로 지적 장애인이 위원으로 선출됐다. 14일(현지시각) 열린 유엔 장애인권리협약(Convention on the Rights of Persons with Disabilities) 제 9차 총회에서 뉴질랜드 출신 지적 장애인 로버트 마틴(59)이 새로 선출된 위원회 위원 9명 중 한명으로 뽑혔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전했다.
유엔 장애인권리협약은 장애인의 존엄과 권리보장을 위해 2006년 유엔 총회에서 채택되고 2008년 발효된 유엔의 인권 협약이다. 마틴이 속한 위원회는 유엔 장애인권리협약 이행을 점검하는 독립된 전문가 집단들이 모인 곳이다. 위원은 모두 18명이며 임기는 3년이다. 마틴은 뉴질랜드 정부 추천으로 입후보했으며 선출된 뒤 “이제부터 힘든 임무가 시작된다”고 말했다.
마틴은 뉴질랜드 장애인계에서는 지도적 인물이다. 마틴의 어머니는 난산 끝에 마틴을 낳았는데, 출산 과정에서 마틴은 뇌에 손상을 입었다. 이후 마틴은 유년시절 대부분을 ‘킴벌리 지적 장애인 병원’ 등 대규모 시설에서 보냈다. 그는 시설에서의 통제와 훈육에 거부감을 느껴 독립적 삶을 추구해 나가기 시작했다. 그는 자서전인 <한 명의 사람이 된다는 것>에서 육체적, 감정적, 성적 학대를 시설에서 겪었다고 적었다.
그는 지역신문 <완가누이 크로니클>과의 인터뷰에서 장애인을 어린아이 취급하는 직장 상사에 맞서 파업을 주도했던 것을 회상한 적이 있다. 또 부모와 함께 잠시 살았을 때 아버지로부터 들었던 “스스로 홀로 서라”는 조언을 늘 마음에 새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내와 함께 완가누이에 거주하며, 독립적 삶을 사는 장애인 권리를 지원하는 활동가로 일해왔다. 그는 학습장애가 있는 이들을 지원하는 단체인 ‘피플 퍼스트 뉴질랜드’의 자문을 맡아왔으며, 뉴질랜드 정부의 장애인 관련 기금 집행 평가자로도 일해왔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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