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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5.16 14:43 수정 : 2016.05.16 14:43

필리핀 대통령으로 당선된 ‘필리핀의 도널드 트럼프’ 로드리고 두테르테. 다바오/AP 연합뉴스

필리핀 대통령 당선자, 기자회견서 사형제 재도입 주장
“군경에 저항하는 범죄자 현장 사살할 수 있는 권한 부여”

“총알이 아깝다. 강력범은 교수형에 처하자.”

필리핀 대통령 당선자인 로드리고 두테르테가 16일 다바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사형제를 다시 도입하자고 주장했다. 두테르테는 “나는 의회에 사형제를 재도입하자고 촉구한다”고 말했다고 필리핀 <인콰이어러> 등이 전했다. 필리핀은 지난 2006년 글로리아 아로요 전 대통령 때 사형제를 폐지했다. 두테르테는 사형 방법으로는 교수형을 선호한다며, 이유는 “총알도 아깝거니와 교수형이 더 인간적인 사형 집행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광범위한 범죄에 대해서 사형에 처할 수 있다고 했는데, 특히 “마약, 성폭행, 살인, 강도”를 예로 들었다.

두테르테는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 다바오시에서 22년간 시장을 하면서 범죄에 강력 대처한 것으로 유명한 인물이며, 대선 캠페인 때도 범죄에 대한 강력 대처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던 인물이다. 인권단체들은 두테르테가 시장을 하면서 다바오시에서 경찰과 암살자, 전 공산반군으로 구성된 일종의 자경단을 조직해서 죽인 범죄 혐의자가 1000명이 넘는다고 주장한다. 인권단체에는 사살된 이중에는 아이나 경범죄자도 있었다고 주장한다. 두테르테는 자신의 자경단이 죽인 범죄자가 1700명에 달한다며 자랑한 적이 한 번 있었다. 하지만 그때 외에는 자신과의 관련성을 부정했다.

두테르테는 16일 기자회견에서도 군경에게 저항하는 범죄자나 조직 범죄단원은 현장에서 사살할 권한을 주겠다고 말했다. “(범죄자가) 폭력적으로 저항한다면, 나의 명령은 범죄자를 죽이라는 것이다. 조직 범죄자도 사살할 것을 명령한다”고 말했다. 두테르테는 범죄 대처에 경찰 뿐아니라 군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격에 뛰어난 군인이나 저격수가 필요하다. 범죄자가 대적하려 한다면, 저격수가 사살하게 할 것이다”고 말했다. 두테르테는 대통령 선거 운동 기간에도 당선되면 범죄자 10만명을 죽여서 마닐라만의 고기밥이 되게 하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두테르테는 다바오시에서 시행하던 통금과 야간 주류 판매 제한을 필리핀 전역에서 시행하겠다고 16일 밝혔다. 아이들이 보호자 없이 밤 10시 이후 거리에서 돌아다니면, 아이의 부모를 유기죄로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새벽 2시 이후에는 공공장소에서 음주 금지도 추진할 예정이다.

한편, 두테르테는 지난해 교황 필리핀 방문 때문에 차가 막혔다며 교황을 “매춘부의 자식”이라고 욕한 것과 관련해서, 개인적으로 바티칸을 찾아가 사과하겠다고 선거 운동기간에 밝혔으나 이번에 이 말을 뒤집었다. 이미 교황청에 사과 편지를 보냈기 때문에 추가적 사과는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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