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5.12.29 20:14
수정 : 2015.12.29 21:04
장중 달러당 72.47루블 거래
유가 36.62달러에 동반 하락
사재기·인출 등 혼란은 없어
국제 유가의 추락 영향으로 러시아 루블 가치가 올해 최저치로 내려갔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루블이 28일 장중 한때 달러당 72.47루블에 거래돼 루블 가치가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루블은 이날 영국 런던 선물시장에서 2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36.62달러까지 내려가자 급락했다. 브렌트유는 지난 10일 배럴당 40달러 붕괴 뒤 계속 하락하고 있으며, 러시아는 석유와 천연가스 판매에서 나오는 수입이 전체 정부 수입의 절반 이상인 나라다. 또한, 러시아가 내년 1월8일까지 성탄 및 신년 연휴에 들어가면서 외환 거래자들이 거래 포지션을 정리했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신문은 전했다.
루블 가치는 지난해 7월만해도 달러당 30루블대였으나, 지난해 중순 이후 본격화한 국제 유가의 하락, 그리고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미국과 유럽의 경제제재로 인해 가치가 급락해왔다. 러시아 국내총생산(GDP)은 올해 4%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루블 가치는 지난해 한때 달러당 80루블에 이를 정도로 가치가 떨어진 적도 있다. 당시 물건 사재기와 외화 인출 같은 대혼란이 일었고, 1998년에 이어 또다시 모라토리엄(채무 지불유예)을 선언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기도 했다. 다만, 이번에는 지난해와 같은 혼란 조짐은 없으며, 러시아인들은 루블보다는 달러와 유로와 같은 외환 예금을 선호한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전했다.
저유가 기조와 달러 강세 현상 탓에 원자재 가격은 전반적으로 하락세에 있다. 이 때문에 원자재 수출 비중이 큰 신흥국들의 통화 가치도 약세다. <톰슨 로이터>에 따르면, 연초 대비 28일 기준 러시아 루블은 달러에 견줘 16.7% 가치가 떨어졌으며 남아공 란드는 24.3%, 브라질 헤알은 31.7% 가치가 떨어졌다.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는 최근 브라질 국채 신용등급을 정크본드(투자부적격 채권) 수준인 BB+로 강등한 바 있다.
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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