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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11.09 21:21 수정 : 2015.11.10 15:39

개표 초반 52곳중 48곳서 이겨
민족민주동맹 “의석 70%” 자신
수치 “국민은 결과 알고 있을 것”
집권당 “우리가 졌다” 패배 인정

8일 치러진 미얀마 총선에서 민주화운동의 상징 아웅산 수치가 이끄는 민족민주동맹(NLD)이 압승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9일 지지자들이 양곤의 민족민주동맹 당사 앞에 설치된 개표 상황 전광판을 보며 환호하고 있다. 양곤/AFP 연합뉴스
25년 만에 실시된 미얀마 자유 총선에서 미얀마 민주화운동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가 이끄는 민족민주동맹(NLD)의 승리가 확실시된다. 승리가 확정되면 53년 만에 군부독재가 막을 내리게 된다.

지난 8일 열린 총선 부분개표 결과, 민족민주동맹은 군부세력이 주축인 집권 통합단결발전당(USDP)에 거의 일방적인 압승을 거두고 있다. 미얀마 국민은 벅찬 가슴으로 환호했고, 세계는 경이로운 눈으로 개표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아웅산 수치
미얀마 선거관리위원회가 9일 저녁 9시(현지시각)까지 발표한 초반 개표 결과에서 민족민주동맹이 선거구 52곳 가운데 48곳에서 승리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민족민주동맹 쪽은 최대 도시 양곤의 선거구 45곳 중 44곳에서 승리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총선은 상·하원 664석 중 군부에 미리 할당된 25%(166석)를 제외한 498석 중 어느 쪽이 다수를 차지하느냐가 초미의 관심이었다. 민족민주동맹이 단독 집권을 하려면 498석 가운데 67%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양곤의 도심에선 환희에 찬 시민들이 “수치는 온 세계가 다 아는 미얀마인들의 지도자라네, 이제 독재가 물러갈 수 있도록 우리 미래를 위한 당신만의 역사를 써주세요, 독재는 물러가라”고 노래 불렀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민족민주동맹의 압승은 일찍부터 점쳐졌다. 수치는 이날 오전 당사에서 “선거 결과가 아직 공표되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더이상 무슨 말을 하는 건 부적절하다”면서도 “하지만 우리 국민은 발표를 듣지 않아도 결과를 알고 있을 것으로 믿는다”며 에둘러 선거 승리를 공언했다. 민족민주동맹도 “우리가 전국의 선거구에서 의석의 70%를 차지했다”며 승리를 확신했다. 초반 개표로만 미뤄보면 선거 결과는 야권의 예상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집권당도 사실상 패배를 인정했다. 통합단결발전당의 타이 우 대표 대행은 선관위가 부분 개표 결과를 발표하기도 전인 9일 오후 “우리가 졌다. 패배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테인 세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타이 우는 “우리는 어떤 유보 조건도 없이 선거 결과를 받아들인다”며 “그러나 아직 확실한 최종 결과는 모른다”고 덧붙였다.

미얀마는 2010년 민족민주동맹이 불참한 총선에서 군부가 재집권한 뒤, 2011년 군복을 벗고 취임한 테인 세인 현 대통령이 민주화 로드맵을 약속하며 적극적인 개혁개방 정책을 펼쳐왔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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