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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11.09 19:39 수정 : 2015.11.10 15:40

미얀마 민주화운동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 민족민주동맹(NLD) 대표가 9일 양곤 당사에서 연설을 한 뒤 승리를 자신하는 듯 지지자들을 보며 미소를 짓고 있다. 양곤/AP 연합뉴스

8일 치러진 미얀마 총선에서 아웅산 수치(70)가 이끄는 민족민주동맹(NLD)이 군부 세력이 주축인 집권 통합단결발전당(USDP)에 상당한 차이로 승리를 거둔 것이 확실시된다. 민족민주동맹이 단독 집권이 가능한 과반 의석을 확보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수치, 미얀마 총선 승리 내비쳐
“국민은 발표 듣지 않아도 안다”
집권당 “졌다…최종 결과는 몰라”
선관위, 집계 발표 오후로 미뤄
집권당·군부, 수습책 마련 관측

민족민주동맹은 미얀마 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 결과 잠정집계치를 발표하기 전인 9일 낮 “우리가 전국의 선거구에서 의석의 70%를 차지했는데, 선관위는 아직 공식 확인을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집권당도 사실상 패배를 인정했다. 통합단결발전당의 타이 우 대표 대행은 9일 영국 <비비시>(BBC) 방송에 “우리가 졌다. 패배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테인 세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타이 우는 “우리는 어떤 유보 조건도 없이 선거 결과를 받아들인다”며 “그러나 아직 확실한 최종 결과는 모른다”고 덧붙였다.

아웅산 수치도 이날 오전 민족민주동맹 당사에서 “선거결과가 아직 공표되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더이상 무슨 말을 하는 건 부적절하다”면서도 “하지만 우리 국민은 공식발표를 듣지 않아도 결과를 알고 있을 것으로 믿는다”며 에둘러 선거에 이겼음을 내비쳤다고 <방콕 포스트>가 전했다. <에이피>(AP) 통신은 수치가 “우리 후보들에게 승리를 축하하기엔 아직 좀 이르다”며 “우리 후보들도 어떤 결과든 인정해야 하지만, 여러분들이 패배한 후보들을 자극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승리를 확신하면서도 마지막까지 신중한 태도를 강조한 것이다.

앞서 미얀마 선관위는 이날 오전 9시에 투표결과 집계 1차 발표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선관위는 이날 오후 4시, 이어 6시로 발표를 계속 미뤘다. 이 때문에 미얀마 현지에선 집권당과 군부가 어떤 방식으로 선거 패배를 수습하고 이후 정국을 운용할지에 대한 정치 협상 시나리오를 짜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들도 흘러나왔다.

집권당 정부가 발행하는 일간 <미얀마의 새 빛>은 9일치 1면의 3분의2를 통째로 할애한 머릿기사의 제목을 “새로운 시대의 새벽, 수백만명이 역사적 선거에 투표하다”라고 뽑았다. 그 아래 기사의 제목은 “양곤이 유권자의 열망으로 활기에 넘치다”였다. <에이피>(AP) 통신은 “이것(이런 편집)은 2011년 미얀마 군부가 반세기의 군정 통치를 포기한 이후 미얀마가 얼마나 바뀌고 있는지를 반영한다”고 평가했다. 미얀마는 2010년 최대 야당인 민족민주동맹이 불참한 총선에서 군부가 재집권한 뒤, 2011년 군복을 벗고 취임한 테인 세인 현 대통령이 민주화 로드맵을 약속하며 적극적인 개혁개방 정책을 펼쳐왔다.

9일 오후까지 선관위의 공식 발표는 나오고 있지 않지만, 이미 미얀마는 역사적인 정권 교체의 고빗사위를 넘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관심은 민족민주동맹의 압승 여부다. 미얀마는 상·하 양원 전체 의석 644석의 25%인 166석을 군부에 할당하고 있어, 민족민주동맹이 단독 과반 의석을 얻으려면 나머지 의석의 67%를 차지하는 압승을 거둬야 한다. 이제 세계의 눈은 미얀마 선관위의 최종 집계 발표에 쏠리고 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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