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살 정치신인 트뤼도 새총리로
47년 만에 캐나다에서 ‘트뤼도 마니아’가 재현됐다. 19일 치러진 캐나다 총선에서 중도좌파 성향의 자유당이 단독 과반의석을 차지하며 압승을 거뒀다. 젊은 패기와 ‘진정한 변화’를 내세운 쥐스탱 트뤼도(44) 자유당 대표가 차기 총리로 5년 동안 캐나다를 이끌게 됐다. 지난 10년 동안 보수당 정권을 이끌며 4연임에 도전한 스티븐 하퍼 총리는 40대 정치 신인에게 패배하며 당 대표직 사임 압박에 몰렸다. 예상과 달리 총선서 자유당 승리정치 입문 7년 트뤼도 바람몰이
소비진작·마리화나 합법화 공약
‘68혁명세대’ 부친도 두 차례 총리직
47년만에 ‘트뤼드 마니아’ 재현 관심
보수당 10년만에 집권당 자리내줘 ■ 예상밖 압승 캐나다 공영방송 <시비시>(CBC)는 20일 개표 결과 보도에서, 하원 전체 의석 338석 중 자유당이 184석(득표율 39.5%)을 차지하며 충격적인 깜짝 승리를 했다고 전했다. 자유당은 앞서 2011년 총선에서 겨우 34석을 건지며 창당 이래 처음으로 제3당으로 떨어진 충격을 단숨에 만회했다. 집권 보수당은 기존 의석보다 60석이 적은 99석을 확보했다. 총선 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렸던 신민주당이 퀘벡주에서만 48석을 잃으며 44석을 얻는 데 그친 것도 큰 충격이라고 방송은 평가했다. 자유당은 이번 총선의 거의 모든 지역구를 석권하다시피 했다. 트뤼도 총리 당선자는 승리가 확정된 직후 지지자들에게 “따스한 길, 친구들이여. 따스한 길!”이라고 외치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트뤼도는 “100여년 전 윌프리드 로리에 총리가 ‘따스한 길’을 말했을 때, 그는 정치가 긍정적 힘이 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며 “오늘 캐나다인들은 이 나라에 변화, 진정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냈다”고 강조했다. 트뤼도는 보수당과 확연히 다른 진보적 정책들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20만달러 이상 고소득자 증세, 과감한 적자 재정과 소비 진작을 통한 경기 부양책을 제시했다. 또 시리아 난민 2만5000명을 수용하고, 하퍼 정부가 추진하던 미국 F-35 스텔스 전투기 구매계약도 중단하겠다고 약속했다. 마리화나 합법화도 언급했다. 이번 총선 투표율은 71%로, 2011년 총선보다 10%포인트나 높았다. 보수당은 이번 선거전에서 유권자들에게 트뤼도의 정치적 경험 부족을 꼬집으며 “(트뤼도는) 아직 준비가 안 됐다”는 슬로건을 강조했다. 하퍼 총리는 트뤼도가 2013년 자유당 대표가 된 뒤 유권자들이 그를 알면 알수록 그를 지지하는 이들은 줄어들 것이란 기대로 투표를 독려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 ‘진정한 변화’ 실현 과제 트뤼도 총리 당선자는 아버지 피에르 트뤼도가 1968~1979년에 이어, 1980~1984년까지 두 차례 16년 동안 총리를 지냈다는 점에서도 화제를 모은다. 피에르는 총리가 되기 전 법무장관 재직 때 낙태와 동성애를 합법화하는 등 진보적 법안 통과에 앞장섰으며, 1968년 총선 당시 서구를 휩쓴 68혁명 세대를 중심으로 ‘트뤼도 마니아’를 형성할 만큼 큰 인기를 누렸다. 총리 시절인 1973년엔 중국과 국교를 맺고 소련 및 쿠바와의 관계도 개선하는 등 자주외교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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