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5.10.12 19:57
수정 : 2015.10.12 21:53
597표중 338표…전 총리 제쳐
젊은 시절 과격한 공산주의자
왕정때 반역죄로 14년간 복역도
현재는 왕정 주장 정당 지지도 확보
“어려움 극복위해 모두와 노력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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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사드 올리. 사진 카트만두/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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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에서 ‘통합 마르크스레닌주의 네팔공산당’(UML)의 카드가 프라사드 올리(68) 대표가 새 총리로 뽑혔다. 대지진을 겪은 지 6개월 밖에 지나지 않은 네팔에서는 정치·경제적 불안이 계속되고 있어, 올리 새 총리가 풀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네팔 의회는 11일 총리 선거에서 올리 대표가 의원 597명 중 56.6%(338표)의 지지를 얻어 새 총리에 당선됐다고 밝혔다. 중도파로 원내 제1당인 ‘네팔국민회의당’(NC)의 수실 코이랄라 현 총리는 득표율이 41.7%에 그쳤다.
올리 새 총리는 젊은 시절 과격한 공산주의자였다. ‘계급 전쟁’을 주장하며 지주 몇명을 참수하는 데 참여한 경력이 있다. 왕정에 대항했던 올리는 1973년 반역 혐의로 투옥돼서 14년을 복역했다.
그러나 네팔 제2당인 네팔공산당을 이끄는 현재의 그의 모습은 보수주의자라는 평가가 있다고 <네팔리 타임스>는 전했다. 올리는 마오쩌둥주의자에 대해서 비판적이었지만, 이번 총리 선거를 위해서 제3당인 마오주의 정당 ‘통합공산당’(UCPN)과 손을 잡았으며, 왕정복고를 주장하는 제4당 ‘라스트리야 프라자탄트라당’(RPP-N)의 지지도 확보했다. 올리는 당선 뒤 “헌법을 시행하고 지진 피해를 복구하며 인도의 봉쇄로 일어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모든 이들과 함께 노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1990년대까지 절대 왕정을 유지하던 네팔은 마오주의 반군과 평화협상 뒤에 2006년 공화국으로 이행하기로 했으나, 연방제를 채택한 헌법은 지난달에야 공포됐다. 더구나 연방제 하에서 자신들의 권리가 줄어들 것을 우려한 마데시족 등이 네팔 남부 등에서 시위를 벌여 이 과정에서 40여명이 숨졌다. 소요 사태 뒤 인도 정부는 안전상의 이유를 들어 네팔과의 국경을 통제해 생필품 트럭과 유조차 진입 등을 막았고, 인도에서 물품 수입 비중이 큰 네팔은 석유 대란을 겪어야 했다. 네팔에서는 인도가 안전상의 이유라는 표면적 구실과는 달리, 인종적 유대관계가 있는 마데시족의 요구를 반영시키기 위해서 국경봉쇄를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올리 새 총리도 인도가 네팔에 국제법에 위반되는 국경봉쇄를 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올리는 “나는 사람들이 나를 자유주의적이지 않으며 강경하고 반 마데시적으로 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며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11일 트위터에 글을 올려 “올리에 전화를 걸어 당선을 축하했다. 인도를 방문해 달라고 초청했다”고 밝혔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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