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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09.14 22:28 수정 : 2015.09.15 08:21

14일 자유당 내 신임 투표에서 턴불 장관에 패배

토니 애벗 호주 총리가 14일 제안되어 열린 집권 자유당 내 신임 투표에서 패배해 총리직에서 극적으로 물러나게 됐다. 이로써 호주는 백만장자 통신장관 말컴 턴불을 신임 총리로 맞게 됐다.

애벗 총리는 14일 캔버러에서 열린 자유당의 비공개 표에서 오랜 라이벌인 턴불 장관에 44대 54로 패배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연립정부의 국가당 소속 쥴리 비숍 외무장관은 부대표로 선출됐다.

호주의 29대 총리에 오르게 된 턴불은 이날 오전 통신장관직을 사임하면서 당대표 선거를 요구했다. 그는 투표에 앞서 기자들에게 “근본적으로, 총리는 우리 나라가 필요로 하는 경제 (성장을 이끌) 지도력을 제공하지 못했다”며 “우리는 다른 종류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행보는 많은 이들로부터 오랜 기간 동안 촉구되어온 것”이라며 신중하게 내린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은행가 출신의 백만장자인 턴불은 강경 보수 색채를 띤 애벗과 달리 온건한 성향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인물이다.

애벗 총리는 흔쾌히 도전을 받아들이겠다며 이날 오후 투표에 동의하고 임했으나 결국 고배를 마셨다. 외신들은 그가 예상 밖의 결과에 굳은 얼굴로 투표장을 나가며 기자들에게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애벗 총리는 2009년 당시 자유당 대표였던 턴불을 제치고 대표로 선출됐으나 여론조사에선 줄곳 턴불에 뒤쳐졌다. 턴불은 이날 “우리 당은 새로 나온 여론조사 30개에서 내리 패배했다”며 다음 선거에서 노동당에게 정권을 내줄 판이라고 말했다. 실제 노동당은 지난해부터 여론조사에서 자유당을 앞서왔다.

호주는 여당 대표가 자동적으로 총리직에 오르게 되는 구조인데 현재 보수 연합정부에서는 다수당인 자유당의 대표가 총리가 되는 것이다.

2013년 9월 총선에서 노동당에게 승리해 총리직에 오른 애벗은 지난 2월에도 일종의 신임 투표를 거쳤으나 무사히 위기를 넘겼다. 당시 당 대표 선거의 필요성을 묻는 투표에서 61대 39로 경선이 불필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하자 대표 경선 출마 의사를 밝히는 후보가 나오지 않았다. 그는 임기 2년간 잦은 정책 변경과 예산 문제가 당 지지율 하락을 초래했다며 책임을 추궁 받아왔다. 하지만 이후 당 지지율이 올라갈 기미를 보이지 않고경제도 제자리 걸음을 하자 턴불이 도전에 나선 것이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지난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호주 유권자의 63%가 애벗 총리의 활동에 불만족스럽다고 응답했다고 전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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