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5.08.27 20:12
수정 : 2015.08.27 22:27
경기침체로 어려움 겪고 있다며
취업·대입때 ‘소수자 혜택’ 요구
폭력사태로 번져 최소 8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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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인도 구자라트주 대표 도시인 아마다바드에서 카스트 폭동으로 불탄 통근버스가 거리에 그대로 방치돼 있다. 구자라트주에서는 지난 25일부터 벌어진 카스트 폭동으로 버스 70대 이상이 불타고 시위 참가자 등 8명 이상이 숨졌다. 아마다바드/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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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고향인 구자라트주에서 카스트 폭동이 일어나 27일까지 적어도 8명이 숨졌다. 상위 카스트가 자신들에게도 하위 카스트에 제공되는 소수자 우대정책 해택을 부여해달라고 벌인 시위가 발단이 됐다고 <타임스 오브 인디아> 등 인도 언론들이 전했다.
이번 카스트 폭동으로 아버지와 아들, 경찰관 1명 등 최소 8명이 숨지고 경찰관 수십명이 다쳤다고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전했다. 구자라트주에서는 지난 25일 상위 카스트인 ‘파텔’에 속하는 50만명이 구자라트주 대표 도시 아마다바드를 비롯한 곳곳에서 공무원 임용 및 대학 입학 때 자신들에게도 할당분을 달라고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경찰이 이에 맞서 지도자인 하르디크 파텔을 잠시 구금하면서 시위가 격렬해지면서 폭력사태로 번졌다. 버스 70대와 경찰서 40곳이 불탔고, 경찰도 발포로 대응했다. 인도 정부는 군을 투입했다. 27일 아마다바드 학교는 문을 닫은 상태이고 통행금지도 내려진 상태라고 <아에프페>(AFP) 통신은 전했다.
시위를 벌인 파텔은 구자라트주 인구 6300만명 중 약 14~20% 정도를 차지하는 이들로 비교적 상위 카스트에 속한다. 다이아몬드 세공업과 농업에 종사하는 이들이 많으며, 비교적 부유하다. 하지만 이들은 최근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기타 후진 계층’(OBC)에게 적용되는 소수자 우대정책을 자신들에게도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카스트에 따라 상위 계층(FC), 기타 후진 계층, 특정 계층(SC), 특정 부족(ST) 등으로 분류하는데, 기타 후진 계층은 전체 인구의 30~40%정도로 중간 계층 정도에 속하지만 어느정도 소수자 우대정책 혜택을 누린다. <비비시>는 파텔이 자신들도 기타 후진 계층으로 분류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인도는 강력한 소수자 우대정책을 택하고 있는데, 상위 카스트의 반발이 끊이지 않는 등 논란 또한 많다.
구자라트주는 모디 총리가 지난해 총리에 오르기 전까지 12년 동안 주총리를 지낸 곳이며 2002년에도 유혈 폭력 사태가 일어났던 곳이다. 2002년에 힌두교도와 무슬림 사이 충돌로 1000명 이상이 숨졌는데, 그 대다수는 무슬림이었다. 당시 구자라트주 총리였던 모디는 힌두교도의 폭력 행위를 방조했다는 의혹도 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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