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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08.24 20:24 수정 : 2015.08.24 21:40

국영개발펀드 7억달러 유입 의혹
58년째 집권 흔들 스캔들로 떠올라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의 개인 계좌에 말레이시아 국영 기업인 1말레이시아개발회사(1MDB)의 돈 7억달러가 흘러 들어간 의혹에 대해 스위스 정부가 수사를 시작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 등이 23일 보도했다. 58년째 집권하고 있는 만년 여당 통합말레이국민기구(UMNO)를 흔들고 있는 1MDB 스캔들이 국제 문제로까지 떠오르고 있다.

스위스 검찰은 스위스 은행권과 1MDB 사이의 수상한 거래 관계에 대해서 조사하고 있으며, 스위스돈세탁신고청에 신고된 거래가 수사 착수의 배경이 됐다고 밝혔다. 스위스 검찰은 이 수사가 외국 관료의 비리 및 돈세탁과 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의혹의 중심에 있는 1MDB는 나집 총리가 2009년에 수도 쿠알라룸푸르를 세계 금융센터로 만들고 신사업을 육성한다는 목표로 설립한 국영 개발 펀드다. 말레이 재무부가 100% 소유한 회사로 나집 총리가 자문위원회 위원장이다. 1MDB는 채권을 발행해 재원을 자체 조달하는데, 경영상태가 부실해서 채무가 11억달러에 이른다.

1MDB 스캔들은 지난 7월 1MDB 자금 가운데 일부인 약 7억달러가 나집 총리의 개인 계좌에 흘러들어간 정황이 담긴 말레이 정부 내부 문서를 말레이시아 <사라왁리포트>와 <월스트리트 저널>이 보도하면서 촉발됐다. 나집 총리는 5차례에 걸쳐 돈을 입금받았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 가운데 말레이시아 총선 선거운동이 진행중이던 2013년에 조세회피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등록된 회사에서 아랍에미리트연합 아부다비 국영펀드 소유의 스위스 은행을 거쳐 각각 6억2000만달러와 6100만달러를 입금받은 의혹이 가장 문제가 되고 있다. 스위스 정부의 조사도 이 거래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1MDB가 발전회사를 사들이면서 구입자금을 부풀리고, 발전회사는 나집 총리와 연관된 자선재단에 돈을 기부했다고도 전했다. 선거 관련 자금으로 유용됐을 가능성을 보도한 것이다.

말레이 검찰과 경찰, 중앙은행과 반부패위원회 등 4개 기관이 참여한 반부패 위원회가 구성돼 1MDB 스캔들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으나, 진전은 없는 상태다. 나집 정부는 압둘 가니 파타일 검찰총장의 건강에 문제가 있다며 검찰총장을 경질했고, 나집 총리의 해명을 요구한 부총리도 자리에서 물러나게 했다. 말레이시아 반부패위원회는 이달초 “나집 총리의 개인 계좌로 입금된 돈은 중동에서 기부한 돈으로 1MDB와 무관하다”고까지 했다.

말레이시아 야당 의원인 토니 푸아는 “나집 총리가 독립적인 수사를 방해했다”며 “모든 조사는 사실상 멈춘 상태다”고 말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전했다. 1MDB사건에 대해 비판적인 이들은 스위스 정부의 수사를 계기로 미국 규제당국도 이 사건에 관심을 갖기를 바라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1MDB스캔들은 국내적으로도 여전히 폭발력이 있는 사건으로, 마하티르 모하마드 전 총리는 나집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고 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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