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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06.24 20:06 수정 : 2015.06.24 20:06

23일 파키스탄 카라치에서 한 남성이 열사병으로 몸이 아픈 아이를 안고 달려가고 있다. 카라치/AP 연합뉴스

당국, 비상사태 선포

파키스탄 남부에서 최고 기온이 45℃까지 올라가는 폭염으로 인해 800명 가까이 숨졌다. 폭염도 폭염이지만 여름철 전력난 대비를 소홀히 한 정부가 문제라는 지적도 많다.

파키스탄 일간 <돈>(새벽)은 24일 남부 신드주에서 적어도 782명이 폭염으로 숨졌다고 보도했다.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21일에는 136명이 신고됐으나 22일에는 309명이 신고되는 등 점점 늘고 있다. 피해는 신드주의 주도이며 2000만명이 사는 파키스탄 최대 도시인 카라치에 집중됐다. <돈>은 익명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희생자 가운데 744명이 카라치에서 나왔고 나머지 38명이 신드주의 다른 지방에서 나왔다고 전했다.

파키스탄 정부는 남부 신드주에서 폭염으로 19일부터 사망자가 속출하자 23일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데페아>(DPA) 통신은 전했다. 사망자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폭염으로 쓰러지는 사람들은 계속되는데, 카라치 병원의 병상은 1만1500개 정도일 뿐이고 그나마도 이미 거의 차 있기 때문이다.

파키스탄 남부에서 6월 폭염은 간혹 있는 일이다. 1년 중 5월과 6월이 가장 더운 때이며 이때 며칠 또는 몇주간 계속되는 이상 고온 현상을 일컫는 ‘열파’ 현상도 나타난다.

문제를 더욱 악화시킨 것은 잦은 단전이다. 단전 때문에 신드주 주민들은 최근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제대로 돌릴 수 없다. 또 펌프를 작동시키지 못할 때가 많아 물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기도 한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정치권에서는 책임 떠넘기가 벌어지고 있다. 신드주 총리는 신드주에 전력을 공급하는 사기업인 케이일렉트릭을 중앙정부가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다고 비판하고, 중앙정부는 자신들에게는 케이일렉트릭을 직접 통제할 권한이 없다고 맞서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또 요즘이 이슬람권에서 낮 동안에는 물과 음식 섭취가 금지되는 라마단 기간이라는 점도 피해가 커지는 원인 중 하나다.

지난달 인도에서 폭염으로 2000명 이상이 숨졌을 때처럼 파키스탄에서 폭염 희생자는 주로 사회적 약자다. <뉴욕 타임스>는 익명의 파키스탄 당국자를 인용해 희생자 대부분이 50살 이상 저소득층 날품팔이 노동자라고 전했다. 하루 10달러 정도를 버는 노동자들은 폭염에도 젖은 수건으로 얼굴 정도만 가린 채 한낮 거리에서 일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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