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5.06.16 20:22
수정 : 2015.06.17 09:57
첫번째 ‘세계 요가의 날’ 맞아
뉴델리서 21일 최대 합동교실
모디 등 3만5000명 참가 계획
“방해될라” 난생 첫 수련 관료도
“힌두 민족주의 전파 방식”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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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를 하고 있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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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수도 뉴델리에 있는 대형 건축물인 인디아 게이트 부근에서는 오는 21일 공무원과 시민 등 3만5000여명이 참가하는 사상 최대 규모 요가 교실이 열린다. 인도 정부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도 참석하는 이 요가 교실 행사를 세계 최대의 단일 요가 수련으로 기네스북 등재도 추진하고 있다고 <인디언 익스프레스> 등 인도 언론들이 최근 전했다.
인도가 제1회 ‘세계 요가의 날’을 앞두고 들썩이고 있다. 하지만 무슬림 같은 인도 소수파 중에는 요가를 통해 힌두 민족주의가 강화되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는 이들도 있다.
세계 요가의 날은 요가 예찬론자인 모디 총리가 지난해 유엔(UN)에서 제안했다. 모디 총리는 지난해 뉴욕 유엔 총회에 참석해 “요가가 기후변화 대응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요가는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발견해 내는 일이다. 세계 요가의 날을 제정하자”고 말했다.
모디 총리는 매일 아침 일과를 시작하기 앞서 20분 정도 요가와 명상을 한다. 그는 지난해 집권 뒤 요가와 전통의학 담당 부서를 만들고 장관을 지명하며, 정부 차원에서 요가 진흥에 나섰다. 모디 정부가 요가에 관심이 많다 보니 정부 관리들도 수련에 열심이다.
인도 농업부 고위 관리인 찬드라 세크하르 사후카르(57)는 인디아 게이트에서 열리는 대규모 합동 요가 교실에 참여하기 위해 태어나서 처음으로 요가를 수련중이라고 <뉴욕 타임스>는 15일 전했다. 그는 공직자들이 제대로 요가 동작을 못하면 합동 요가 교실 기네스북 등재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수련에 열심이다. <뉴욕 타임스>는 인도 공직자 중에는 합동 요가 교실에 참여하지 않으면 경력에 해가 될까봐 참가하는 이들도 있고, 미국 방문중 단식을 하면서도 체력을 유지한 모디 총리를 보고 영향을 받아 요가 수련에 뛰어든 공직자도 있다고 전했다.
요가가 인도 밖에서는 단순한 운동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지만, 인도 내부에서는 종교적 의미를 내포한다는 점에서 논란이 있다. 인도이슬람율법위원회의 부사무총장인 압둘 라힘 쿠레시는 세계 요가의 날이 “비힌두교도에게 힌두 의식을 강요하는 일”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인디언 익스프레스>는 콜카타의 무슬림 지도자들은 세계 요가의 날을 “(극우 힌두주의 단체인) 민족의용단(RSS)이 힌두트바(힌두 민족주의)를 전파하는 방식”이라고 주장한다고 전했다. 민족의용단은 모디 총리가 정치 활동을 시작한 힌두민족주의 단체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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