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5.05.31 19:44
수정 : 2015.06.01 08:19
“감염자 접촉한 적 없다 말해”
항공기 동승객 등 55명 격리
홍콩 공항에서 자신의 몸 상태가 괜찮다고 말했던 44살 한국인 남성이 중국에서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홍콩에서는 공항 검역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홍콩 입국 때 자신의 건강 상태에 대해 거짓말을 한 사람을 형사 처벌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30일 전했다.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한국인 남성은 지난 26일 홍콩 공항에서 열이 있고 기침을 했다. 홍콩 간호사는 “메르스 환자와 접촉한 사실이 있느냐”고 질문했지만, 이 남성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호팍렁 홍콩대 교수는 “내 제안 중 하나는 자신의 건강상태에 대해 거짓말을 한 사실이 밝혀지면 그 사람을 기소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이 신문에 말했다. 호 교수는 “과거에도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H7N9)에 감염된 사람들이 중국 본토에서 닭에 노출된 사실에 대해 거짓말을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홍콩 당국이 한국인 남성이 탑승했던 항공기 좌석 근처에 앉았던 한국인 여성 관광객 2명을 격리 조처하려 했으나, 여성들이 한때 이를 거부한 점도 여론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이 여성들은 30일 격리에 동의했다. 홍콩 법에 따르면 격리를 거부했던 여성 관광객들은 5000홍콩달러의 벌금과 6개월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지만, 홍콩 당국이 여성들을 처벌할지 여부는 밝히지 않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전했다.
홍콩 당국은 한국인 남성이 탑승했던 항공기에서 남성 근처에 앉았던 승객 29명 중 이후 홍콩에 체류하고 있는 18명을 격리 조처했다. 중국에서는 한국인 남성과 접촉했던 47명을 격리 조처했다고 <신화통신>이 30일 전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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