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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05.15 20:03 수정 : 2015.05.17 13:05

배에 탄 채 안다만해상을 떠돌고 있는 로힝야족과 방글라데시 난민들이 14일 타이 남부 리페섬 근처에서 타이 군이 헬리콥터로 떨어뜨린 식량을 바다에서 건져올리고 있다. 배에는 여자와 어린아이들도 많이 타고 있으며, 난민들은 10여명이 항해 중 숨졌다고 말했다.

미얀마 거주 이슬람교 소수 민족 ‘로힝야족’
박해 피해 안다만해에서 최고 2만명 표류중
인도네시아·말레이·타이 상륙 막기 핑퐁게임

6000명에서 2만명 사이로 추정되는 로힝야족과 방글라데시 난민들이 동남아시아 안다만해를 표류하고 있다. 안다만해 주변 국가인 타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는 난민들을 자국 영해에서 내쫓는 데 급급하다. 갈 곳이 없는 난민들은 작은 배 안에서 마실 물이 없어 자신의 오줌을 마시며 버티고 있고, 숨지는 이도 나오고 있다. 해상 표류 난민 중에는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배에 탄 방글라데시인도 있지만, 다수는 미얀마에서 박해를 피해 말레이시아 등으로 가려던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이다.

타이 해군은 14일 타이 남부 해안에서 300여명이 탄 난민선을 발견하고 이 배에 식량 등 구호품을 지급한 뒤 영해 밖으로 나가게 했다고 <방콕 포스트>가 전했다. 타이 정부는 난민들이 타이에 상륙하기를 원하지 않고 제3국으로 가길 원했다고 발표했다. 배에 탄 난민들은 기자들을 태운 배가 다가가자 “항해 중에 10명이 죽었고 주검은 바다에 던져버렸다. 물이 필요하다”고 소리쳤다. 배는 “우리는 미얀마 로힝야”라고 쓴 검은 깃발을 달고 있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하지만 로힝야 난민들이 주로 가기 원하는 말레이시아는 13일 페낭 근해에서 난민 500여명이 탄 배를 쫓아냈으며, 랑카위섬 근처에서 발견된 300명이 탄 난민선도 영해 밖으로 밀어냈다. 인도네시아 해군도 이번주 400명이 탄 난민선에 약간의 식량을 준 뒤 말레이시아로 가라고 쫓아냈다. 15일 인도네시아 아체주 어부가 790여명을 태운 난민선이 침몰하려고 하자 구조했는데, 운이 좋았던 경우다. 인도네시아 해군은 이날 앞으로 난민선을 영해에서 발견하면 쫓아내겠다고 거듭 밝혔다.

이 지역 국가 지도자들은 난민들을 받아줄 수 없다고 노골적으로 말한다. 쁘라윳 짠오차 타이 총리는 “우리가 그들을 다 받아줄 예산이 어디서 나오겠느냐. 아무도 그들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완 주나이디 말레이시아 내무부 차관은 “우리가 어떻게 해주기를 바라느냐? 우리는 밀입국하는 이들에게 친절하게 대해줬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해안으로 밀려드는 이들을 더이상 감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은 전했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 아시아지부의 필 로버트슨은 “인도네시아, 타이, 말레이시아가 난민들에 대해 3각 핑퐁게임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로힝야족 난민 문제에는 복합적인 원인이 있지만 최근 해상 표류 문제가 심각해진 직접적 계기 중 하나는 타이 정부의 단속이다. 이슬람교를 믿는 로힝야족은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에 주로 거주하는 약 130만명의 소수민족인데, 미얀마 사회의 주류인 불교도로부터 오랜 박해를 받아왔다. 이들은 같은 무슬림 국가이며 소득 수준이 높은 말레이시아로 밀입국하기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 브로커들은 이들에게 타이 밀림지대를 경유하는 밀입국 통로를 주선해왔는데, 최근 타이 밀림에서 브로커들에게 버려졌다가 숨진 로힝야족으로 추정되는 유골 30여구가 발견됐다. 타이 정부는 브로커 단속을 더욱 강화했고, 브로커들이 이 와중에 밀입국용 배들에 난민들을 버려둔 채 도망가 버렸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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