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5.04.30 19:48
수정 : 2015.04.30 21:35
식량·물 부족하고 구호도 늦어져
구호품 차량 막고 관공서 파손도
네팔 대지진 발생 이후 식량·물 등이 갈수록 부족하고 구호도 늦어지면서 정부에 대한 주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승용차로 3시간 거리인 상가촉 마을에서는 29일(현지시각) 분노한 주민 200여명이 구호품을 싣고 가는 차들을 세우려고 타이어를 이용해 도로를 막았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이 트럭들은 다른 지역에 전달할 쌀 등을 싣고 있었다. 또 이들은 구호물자를 싣고 가던 군용 차량 행렬도 막으면서 군인들과 대치했다. 현지 주민인 우다브 기리는 “정부에서 식량을 주지 않는다. 쌀을 실은 트럭이 우리 마을을 지나쳐갈 뿐 멈추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날 카트만두의 시외버스 터미널에서는 시골 마을로 가는 차량을 배치하겠다는 정부의 약속을 믿고 주민 수천명이 모여들었으나 배차가 이뤄지지 않자 분노가 터져나왔다. 일부 주민들은 식수를 싣고 가던 트럭 위에 올라가 물병을 던지며 격렬히 항의했으며 시위진압 경찰과 충돌했다. 카트만두 동부 돌라카에서는 주민들이 관공서 창문을 박살내기도 했다.
영국 <비비시> 방송은 카트만두의 주민들이 물과 식량을 얻기 위해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등에서 온 외국 구조대의 구조활동을 지켜보던 비카스 잠반은 “지금까지 식량이나 물도 공급받지 못했고,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다. 네팔 정부는 도대체 뭘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30일 오전까지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는 5500명을 넘었으며, 부상자도 1만1000명을 넘었다. 이날 카트만두의 한 무너진 건물에서 10대 소년의 생존이 확인돼 구조대에 구조됐다. 유엔은 네팔 긴급구호에 필요하다며 4억1500만달러(4400억원) 규모의 지원자금 모금에 나섰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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