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5.04.01 01:30
수정 : 2015.04.01 01:30
검사 인질로 잡고 ‘시위 사망 소년’ 관련 경찰 처벌 등 요구
방송사들 상황 중계…소년 부친 “인질을해치지 말라” 호소
터키의 무장괴한들이 31일 낮(현지 시각) 이스탄불의 검찰청에 난입해 검사 한 명을 붙잡고 인질극을 벌이고 있다.
이날 오후 2시30분께 터키의 극좌단체인 ‘혁명적 민족해방전선’(DHKP-C)은 조직원들이 이스탄불 검찰청에서 검사 한 명의 머리에 총을 들이대고 위협하고 있는 모습의 사진을 자신들의 웹사이트에 공개했다로 <로이터> 등 외신들이 전했다. 터기 특수부대와 경찰은 건물 안에 있던 모든 사람을 피신시킨 뒤 범인들과 대치하고 있다. 터키의 텔레비전 방송사들은 정규방송을 중단한 채 생방송으로 긴급상황을 중계했다.
인질로 붙잡힌 것으로 알려진 메흐메트 셀림 키라즈 검사는 2013년 반정부시위에 참가했다가 머리에 중상을 입고 의식불명에 빠진 지 아홉달만인 지난 3월에 끝내 숨진 15살 소년 베르킨 엘반의 사망 사건의 지휘하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등은 엘반이 테러리스트라고 주장하고 있다.
혁명적 민족해방전선은 웹사이트에, 소년의 죽음에 책임 있는 경찰관들이 텔레비전 방송으로 잘못을 인정하고 재판을 받을 것과, 소년의 사망에 대한 항의시위에 참가했다가 체포된 사람들의 기소를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엘반의 가족들은 문제의 조직에 ‘인질을 해치지 말아달라’고 호소하는 동영상을 트위터에 올렸다. 엘반의 아버지는 “우리는 정의를 원하며, 어느 누구도 피를 흘리는 걸 바라지는 않는다. 다른 엄마들이 우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이 조직은 지난 1월 이스탄불 돌마바흐체 궁전 앞에서 경찰을 겨냥한 수류탄 테러는 자신들이 벌인 ‘엘반의 죽음에 대한 복수’라고 밝힌 바 있다. 혁명적 민족해방전선은 터키와 미국, 유럽연합(EU) 등의 테러단체 목록에 올라있다. 지난 2013년 2월에는 터키 수도 앙카라의 미국 대사관 입구에서 자살폭탄 테러를 저질러 경비원 1명과 테러범 자신 등 2명이 숨졌다.
조일준 기자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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